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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27위로 평가됐다. 역대 최고였던 20위에서 한 해 만에 7계단이나 내려앉은 것이다. 7계단이란 하락 폭은 한국이 1997년 평가 대상국에 포함된 후 최대다. 작년 12·3 비상계엄과 이어진 혼란 상황을 고려할 때 순위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국제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드러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하락은 심각한 위기 신호로 봐야 한다.
세계 69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경쟁국인 대만(6위), 중국(16위)보다 현저하게 뒤떨어진 평가를 받았다. ‘기업 효율성’ 부문 순위가 23위에서 44위로 21계단 급락해 전체 순위를 끌어내렸다. 게다가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한국의 정치 안정성 순위는 50위에서 10계단이나 하락해 바닥권인 60위로 내려앉았다.
매년 발표되는 IMD 순위는 각국의 기업들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췄는지, 정부는 얼마나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지 평가하는 지표다. 올해 성적은 한국 기업들이 중대한 경쟁력 위기를 전방위적으로 겪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기업과 관련된 항목 중 지난해 중위권에 속하던 ‘생산성’은 45위, ‘노동시장’은 53위, ‘경영 관행’은 55위로 모두 급락해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제공하는 ‘기업 여건’도 3계단 떨어진 50위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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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글로벌 경제 질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업의 노력, 정부의 경제·외교·안보 정책 역량, 안정된 정치의 3박자를 갖춘 나라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순위는 앞으로 더 빠르게 뒤집힐 것이다. 낡은 성장엔진을 업그레이드하는 구조개혁에 새 정부와 정치권이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