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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왕을 웃겨 보이겠소.”
―이준익 ‘왕의 남자’
광대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은 연산(정진영)과 그의 애첩 녹수(강성연)를 풍자하는 놀이판으로 장안의 명물이 된다. 하지만 그들은 왕을 희롱했다는 죄로 의금부에 끌려와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장생이 호언장담을 한다. “왕이 보고 웃으면 희롱이 아니잖소. 우리가 왕을 웃겨 보이겠소.”
‘왕의 남자’는 남사당패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작품으로, 왕 앞에서 목숨을 걸고 연희를 펼쳐야 하는 장생과 공길의 상황이 등장한다. 왕을 웃기면 살고 웃기지 못하면 죽는 그 판은 남사당패 연희에 자주 등장하는 ‘살판’, ‘죽을 판’ 그 자체다. 실제로 장생은 줄광대로 외줄 위에서 아슬아슬한 기예를 펼쳐 사람들을 긴장하게도, 또 박장대소하게도 만드는 인물이다. 잘 놀면 사람들도 웃기고 돈도 벌 수 있지만, 삐끗하면 죽을 수도 있는 줄타기 인생. 그것이 바로 광대들이 처한 삶이라는 걸 장생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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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