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로 인하…금통위원 4명 ‘3개월 내 인하’ 의견 “집값·부채 영향 보면서 금리 결정…1%대 금리 가능성 크지 않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간담회를 열고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분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기존 2.75%인 기준금리를 2.5%로 인하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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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날 금리 결정과 함께 발표한 수정 전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을 기존 1.5% 대비 0.7%p 대폭 하향 조정한 0.8%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1.9%)과 비교해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또한 1.8%에서 1.6%로 0.2%p 낮췄다.
금통위 과반 ‘추가 인하’ 타진…2명만 신중론
성장 전망 급락은 건설투자 부진 영향이 가장 크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구체적으론 건설투자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4%p, 민간소비는 0.15%p, 수출은 0.2%p를 끌어내렸다.
이에 이 총재는 “4명의 금통위원은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진 만큼 금융 안정 리스크를 점검하면서도 추가 인하로 경기를 진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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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전망에는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만 반영됐으며, 새 정부 출범 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추경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올해 0.8% 성장 전망에는 내수가 0.8%p를 다 기여하고 순수출 기여도를 0으로 가정했다”고 말했다. 내년의 경우 “순수출 기여도는 -0.3%p로 나빠질 것”이라며 “내수는 민간소비는 올해 1분기, 건설경기는 하반기에 저점을 치고 기여도가 1.9%p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컷 땐 집값·자산 들썩…새 정부와 공조 희망”
악화된 전망에도 금통위가 ‘빅 컷’(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하)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지금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빠르게 낮춰 유동성을 공급하면 경기 부양보다 주택·자산가격으로 흘러가 코로나19 당시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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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특히 간담회 전반에 걸쳐 부동산 과열,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유동성 공급이 기업 투자나 실질 경기 회복보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통위원들은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우려 등에 대해 새 정부와 서로 공감을 나누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당분간 1%대 기준금리는 기대 말라”
금통위 내부에서 염두에 둔 최종금리 수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3개월 이후 금리 경로의 명확한 지침을 공개하면 오해 소지가 있다”며 “향후에 금리를 몇 번 더 낮출지 금통위원 생각을 밝힐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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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당분간 기준금리가 2%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에 대해 “내년 성장률 전망이 1.6%로 (올해보다) 올라갔기에 지금으로선 크지 않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코로나19 때처럼 기준금리가 1%대로 유지될 가능성은 당분간 기대하지 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1%대 기준금리가 쭉 유지되는 그런 데까지 우리 경제가 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