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공식 진출한다. 인공지능(AI) 기술 수용성과 산업 잠재력이 높은 한국을 글로벌 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정부 및 기업과의 인프라 구축·모델 개발 협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을 찾은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몇 달 내 서울에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각국 현지에서 AI 생태계 협력을 강화하는 ‘오픈AI 포 컨트리즈’ 프로그램을 한국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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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설립되는 오픈AI 한국 법인은 글로벌 11번째 지사로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 사무소다. 오픈AI는 한국 고객 지원, 기업 협업, 공공 파트너십 등을 위한 현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력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곧 구직 페이지에 공지될 예정이다.
권 CSO는 “한국은 AI 기술 수용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미국 다음으로 챗GPT 유료 구독자를 많이 보유한 국가이며, 특히 서울은 영상 생성 모델 ‘소라’ 사용률이 전 세계 1위인 도시”라며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한국 맞춤형 AI를 함께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픈AI는 한국 법인 설립과 동시에 최근 전세계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오픈AI 포 컨트리즈’ 프로그램도 한국에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 오픈AI 포 컨트리즈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 센터 클러스터를 짓는 등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해외 확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픈AI는 각국 정부 및 산업 파트너와 함께 데이터 주권, 현지 인프라 구축, AI 모델 현지화,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오픈AI는 한국 진출을 통해 국내 정책 입안자, 기업, 개발자 및 연구자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진정한 의미의 ‘한국형 AI’ 개발을 촉진하며 AI의 혜택이 폭넓고 책임감 있게 공유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산업은행(KDB)과 스타트업 지원 MOU를 체결했으며 카카오, 크래프톤, SK텔레콤 등과 협력 중이다.
권 CSO는 향후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 등 협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협업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선거 후 새 정부가 갖춰지면 인프라 등 AI 관련 협력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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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CSO는 이번 출장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일본, 호주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AI 인프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