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던 광주 따뜻한 연대] 〈3〉광주 지지한 양심적인 일본인들 日 시민단체-종교계 등 적극적 활동 재일교포 시인들은 연대시집 펴내고… 사진기자는 계엄군의 시민 폭행 포착 독재 겪는 동남아시아에 나침반 역할… 민주주의 상징 ‘5·18 정신’ 계승 노력
1980년 5월 20일경 아오이 가쓰오 전 아사히신문 사진기자는 광주에서 계엄군이 시민을 폭행하고 승객을 끌어내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은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사회는 물론이고 독재에 시달리는 동남아시아에 민주주의 나침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월지기 김용철 씨는 15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한국 근대사에 애착이 큰 일본인 32명이 각자 경비를 내고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일본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연합군(미군정)에 의해 민주주의가 정착됐지만, 한국은 독재와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혜원 5·18기념재단 글로컬센터 부장은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에서 5·18을 겪은 한국의 민주주의 사례를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사람들은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12·3 불법 비상계엄이 일어난 것에 놀라고, 이를 빠르게 극복한 것에 또다시 놀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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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항쟁시선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는 5·18민주화운동 1주년을 맞아 1981년 5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한국어로 발행한 해외 교포 연대시집이다. 5·18기념재단 제공
재일교포들의 5·18과 연대는 광주 연대시집 발간으로도 이어졌다. 일본 시인 미야바야시 히코키치(宮林彦吉)는 ‘광주만이 빛나고 있다’를 통해 5·18 피해자들을 기렸다. 재일교포 가수인 백룡은 자신의 두 번째 앨범인 ‘광주City’를 통해 5·18과 광주의 진실을 알렸다.
일본 시민사회단체 이외에 종교계에서도 5·18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는 1981년 5·18 관련 자료들을 모아 자료집을 발간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은밀하게 전달된 5·18의 기록을 일본어,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알렸다. 또 일본 프로테스탄트협의회는 한국통신 책자를 발간해 한국 민주화운동 관련 정보를 모아 세계에 전했다.
일본 시민사회단체나 재일교포들이 빨리 5·18 소식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1970년대 유신독재 때부터 한국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했기 때문이다. 지명관 전 한림대 석좌교수(1924∼2022)는 1973년부터 1988년까지 ‘TK生(생)’이라는 필명으로 일본의 대표적 지성지 세카이(世界)에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연재해 가혹한 군사통치와 민주화운동을 알렸다. 세카이는 5·18 당시의 실상을 적은 ‘어둠의 기록’ 기획 칼럼을 개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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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일본 도쿄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5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기념식은 김대중재단 일본위원회와 일본민주연합이 주관한다. 김상열 전 일본민주연합 대표(64)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 20, 30대 재일교포 청년들도 계엄을 반대하는 집회에 많이 참여했다”며 “5·18 기념식에 참석해 민주주의를 배운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사람들도 5·18을 민주주의 사회의 자랑이라고 높게 평가한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5·18 정신을 계승하고 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