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5·18민주화운동 시민군 데이비드 돌린저 씨가 15일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서 심정보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상임부회장을 만나고 있다. 이형주 기자 eneye09@donga.com
“45년 만에 생사를 함께 했던 동지들을 만나 너무 행복하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매일이 5·18이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푸른 눈의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미국인 데이비드 돌린저 씨(71·한국 이름 임대운)는 15일 오후 6시 반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서 1980년 5월 옛 전남도청, 금남로를 함께 지켰던 시민군 20명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식당 안에는 ‘환영합니다. 시민군 임대웅. 5·18민중항쟁 시민군 일동’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심정보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상임부회장(72)이 돌린저 씨와 악수하며 “명예 시민군으로 임명한다”고 하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심 부회장은 “돌린저 씨는 5·18 당시 전남도청과 금남로에 있던 외국인 중 한명이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만남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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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린저 씨는 이후 1981년까지 미군 기지에서 강사로 근무하며 광주와 한국의 민주화 운동 실상을 미국에 알리고 유엔인권위원회에 광주 목격담을 담은 인권침해 보고서를 제출했다. 2022년 회고록 ‘나의 이름은 임대운’을 출간하고 인세 전액을 기금으로 조성해 5월 당사자와 유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푸른 눈의 5·18민주화운동 시민군 데이비드 돌린저 씨가 15일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회원 20명을 만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돌린저 씨는 14일 광주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5·18 민주화 운동 부상자회 회원 김태훈 씨(63)는 “돌린저 씨는 45년 동안 5·18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갖고 성원을 해줬다. 돌린저 씨처럼 오월 광주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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