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모임금지 저촉 우려 행사 순연·주민 모임도 어려워…“오해 없어야”
5·18민주화운동 44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주남마을에서 제11회 기역이 니은이 축제 참가자들이 5·18 당시 주남마을에 암매장된 희생자들을 기리며 행진하고 있다. 2024.05.16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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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에서 예고된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념 사업들이 6·3 조기대선 선거운동 기간과 겹치면서 차례로 순연되거나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에게 음식물을 나눌 수 없고 집회를 열 수 없다고 규정돼있어 자칫 살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14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동구 지원동 주민들이 여는 ‘제12회 기역이 니은이 인권문화제’가 올해는 다음달 12일에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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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주남마을 뒷산에 주둔해 있던 11공수여단은 그해 5월 23일 오전 주남마을 초입부의 광주~화순 간 15번 국도위를 지나던 25인승 미니버스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승객 15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 11공수여단은 부상자 3명 중 채수길·양민석씨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고 가 총살하고 암매장했다.
주민들은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비극이 서린 그 날을 추모하고 악몽을 떨쳐내자는 뜻에서 지난 2014년부터 매년 5월마다 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그러나 행사가 지자체로부터 매년 100여만원 상당 보조금을 지원받아 열려온 점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오해 받을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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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간 보조금을 받아 진행하는 행사가 기부행위로 비춰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자체적으로 행사를 뒤로 미뤘다. 다만 5월 한 달 동안 주남마을에 세워진 민간인 희생자 위령비를 찾는 추모객들을 위한 추모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광주 서구도 양동시장에서 열어온 주먹밥 나눔 행사를 같은 이유로 9월 이후로 미뤘다. 행사는 5·18 당시 양동시장 상인들이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눴던 당시를 기리는 내용이다.
그러나 행사 준비 과정에서 서구의 지원금이 투입됐고 선거기간 동안 유권자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행위가 기부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일정을 순연했다.
5·18민간행사를 준비 중인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교통 통제에 투입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는데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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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행사위는 주민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려 자원봉사자를 뽑아야 했다.
김재림 기역이 니은이 인권문화제 추진위 부위원장은 “마을 축제의 뜻이 선거와 관련해 곡해될 우려가 있어 협의 결과 일정을 일부 미뤘다. 마을 어르신들의 뜻을 받들어 예상 밖 난처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