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시프트, 숲이 바뀌어야 사람도 산다] 〈5〉 加 퀘벡주 경제 살리는 ‘숲푸드’ 메이플시럽 年 1조1300억원 생산… “국가 GDP, 지역 일자리에 기여” 代이어 생산하고 청년 꾸준히 유입 목재-펄프에 블루베리-크랜베리 등… 각종 임산물, 캐나다 경제 핵심 역할
캐나다 퀘벡주의 한 숲에 단풍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동아일보DB
지난달 22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시에서 남동쪽으로 80km 떨어진 브로몽의 파인 마운틴 숲을 찾았다. 퀘벡 지역은 세계 메이플 시럽의 72%, 캐나다 메이플 시럽의 90%를 생산하는 전 세계 메이플 시럽의 핵심 생산지다. 이곳에서 만난 메이플 시럽 생산자 데이비드 홀 씨(65)는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울창한 단풍나무들을 쓰다듬으며 “숲에서 태어나고 숲에서 자란 우리에게 숲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수액 흘러넘치는 봄의 단풍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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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캐나다 퀘벡주 파인 마운틴 숲의 단풍나무에 꽂아놓은 관에서 수액이 흘러나와 양동이로 떨어지고 있다. 브로몽=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단풍나무 수액을 채취하기 위해 나무에 구멍을 뚫는 모습. 이렇게 뚫은 구멍에 관을 꽂아 수액을 채취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나무에서 막 흘러나온 단풍나무 수액은 달콤한 생수 같은 맛이 난다. 이를 수액 탱크에 싣고 단풍나무 숲 근처 일종의 처리 시설인 ‘슈거섁(Sugar Shack·설탕 오두막)’으로 가져간다. 수액을 끓이자 마침내 갈색빛이 나는 메이플 시럽이 됐다. 홀 씨는 “1L의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데 평균 40L의 수액이 필요하다”며 “메이플 시럽의 브릭스와 농도는 생산 설비 내 컴퓨터 센서를 통해 균질하게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 대 이어 청년 농가 만드는 ‘액체 황금’
홀 씨의 집안은 1860년부터 6대째 메이플 시럽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의 아버지 이전에도 우리는 늘 이 숲에 있었다”며 “어린 시절 아버지를 도와 일하던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그때는 채취한 수액을 마차에 실어 산 아래로 가지고 내려왔다는 것뿐”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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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푸드로 지역경제 활성화
세계 3대 산림국 중 하나인 캐나다는 숲에서 얻는 임산물이 이처럼 국가 경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의 임산물은 목재와 펄프부터 시작해 블루베리, 크랜베리 등 숲 열매와 단풍나무 수액 등 비(非)목재 임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산림 전문가들은 “버섯, 산나물, 감, 대추, 밤 등 먹는 임산물, 일명 ‘숲푸드’는 자연산 무공해 식품인 데다 탄소 배출, 토양 오염 등도 줄여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역의 숲푸드를 잘 살리면 지역 경제도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숲을 지키고 지역을 살리려 노력하는 일부 청년들은 캐나다 숲의 오랜 주인이었던 원주민 부족들과 함께 직접 숲으로 나가 버섯과 허브, 약초 등을 채취하고 이를 판매하는 지역 기반 사업체를 세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야생 바구니(The Wild Basket)’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역과 땅을 연결하고 주민들과 인근 식당에 신선한 임산물을 공급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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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
▽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