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호 복도 앞 ‘검은 형체’…가구·집기 전부 타버려 오전 8시 17분 최초 신고 이후 27건 119 전화 쏟아져
21일 오전 8시 17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의 범행도구인 ‘고압세척건’이 검게 그을린 흔적만 남아있다. 이만희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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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에 이용된 범행 도구가 높은 압력으로 액체를 분사하는 ‘고압세척건’으로 확인됐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 화재 상황 보고서에는 화재로 검게 그을린 고압세척건의 사진이 담겼다.
고압세척건은 화재가 발생한 404호 현관 앞 복도에서 발견됐다. 가늘고 긴 고압세척건은 고열로 녹아내려 원래 형체를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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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약 6343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401호와 404호에서 60㎡가 소실됐고, 복도를 비롯해 50㎡에 그을음이 발생했고, 거주지 내부 가재도구가 불타고 방화문 10개가 파손됐다.
21일 오전 8시 17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아파트 내부가 검게 그을렸다. 이만희 의원실 제공
전날(21일) 119 상황실에는 오전 8시 17분부터 총 27건의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최고 신고자는 주소를 설명하며 “지금 불났어요”, “지금 막 터지고 난리 났어요”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같은 시각 119로 전화한 다른 신고자도 “불꽃 나오고 창문 폭발해서 사람들이 매달려 있고 옆집까지 불이 번졌다”며 “사람들이 매달려 있어 빨리 와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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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21분 신고한 주민은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는 분들이 있어서 먼저 화단 쪽으로 가주셔야 할 것 같다”고 요청했다.
한편, 방화범의 사망 원인이 화재라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날(22일) 방화범을 부검한 결과 “화재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이번 화재로 방화 용의자인 60대 남성 1명이 숨졌고, 4층에서 추락한 60대 여성과 80대 여성 등 2명이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은 모두 4층 주민으로 확인됐다.
같은 아파트 6층에 거주하던 80대 여성 1명도 화재 발생 후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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