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농축액 아일랜드서 생산, 100% 상호관세…코카콜라는 美에 공장
서울의 한 편의점에 코카콜라가 진열돼 있다. 2024.8.26/뉴스1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대표적인 콜라 펩시가 트럼프 발 관세로 위기에 놓였다고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펩시코는 낮은 법인세율 혜택을 받기 위해 1974년 아일랜드에 콜라 농축액 공장을 처음 지었다. 아일랜드에서 농축액을 생산해 미국 내 병입 공장으로 운송한 뒤 물, 탄산, 감미료 등과 혼합해 콜라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50여 년 전 법인세를 덜 내려고 내렸던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직격탄이 됐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펩시 콜라 농축액의 거의 대부분이 아일랜드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10%의 관세가 매겨졌기 때문. 반면 라이벌인 코카콜라는 역시 아일랜드에 일부 농축액 공장이 있으나, 미국 내수용 농축액은 애틀랜타와 푸에르토리코에서 생산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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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취향을 공략해 2005년부터 꾸준히 점유율이 상승한 닥터페퍼는 역시 농축액 공장이 미국 등 북미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관세 부과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HSBC 애널리스트 카를로스 라보이는 WSJ에 “관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지만, 펩시는 현재 분명히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분석했다. 펩시코는 미국 텍사스, 우루과이, 싱가포르 등에서도 농축액을 생산하지만 미국 내 생산·공급망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도 미 탄산음료 업계 전체가 영향 입을 가능성이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에서 탄산음료 캔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일부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콜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퀸시 CEO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거나, 미국산 알루미늄을 조달하는 등 대체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