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렸지만 계속 오름세 2022년 레고랜드 사태후 최고치 저신용자 등 취약차주 이자 고통 업계 “당국 규제 따라 금리 높인 것”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더니 평균 15%에 육박해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번 연속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카드론 금리는 아랑곳없이 계속 올라 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카드론 문턱이 더 높아질 경우 저신용자가 제도권 밖 대출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새어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리가 치솟았던 2022년 12월(14.84%) 수준에 버금간다. 카드론 조달 금리인 여전채 금리가 채권시장 안정과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2%대로 내려왔음에도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이다. 2022년 11월 레고랜드 사태 때 여전채 금리는 6%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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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당분간 카드론 금리는 ‘고공비행’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방침으로 공급 규모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372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던 2월 말(42조9888억 원) 대비 6000억 원가량 줄어든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카드론 잔액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 인하와는 별개로 당분간은 금리를 크게 인하하지 못하고 취급액도 늘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잠재우기 위해 카드사에도 올해 카드론 증가율을 3∼5% 내외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낮아졌지만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카드론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대손비용이 증가해 금리가 천천히 내려가는 면도 있다”며 “저신용자 유입이 많은 것도 평균 금리가 높아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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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