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홈런 선두 위즈덤, 시즌 58개 페이스 김도영-김선빈 빠진 KIA 타선 구세주로 선구안 뛰어나고 상대팀 에이스에 강해 국내 무대 적응할수록 홈런 늘어날 듯
광고 로드중
16년 만에 ‘타이거즈’ 홈런왕이 나올 수 있을까. 현재 추세를 보면 답은 ‘그렇다’다. 17일 현재 프로야구 KIA의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34·사진)은 8홈런으로 홈런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 디아즈와 박병호, LG 문보경 박동원 오스틴, 한화 노시환(이상 5홈런) 등 공동 2위 그룹을 3개 차로 앞서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약 58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위즈덤이 연일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면서 KIA 선수로선 2009년 김상현(36홈런·은퇴) 이후 16년 만의 홈런왕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신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역대 일곱 번째 타이거즈 출신 홈런왕에 도전한다.
광고 로드중
위즈덤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가려내 공략하는 것을 1순위로 두고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요점은 당겨치기보단 가운데로 타구를 보내는 연습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홍세완 KIA 타격코치는 “MLB 투수에 비해 한국프로야구 투수들은 유인구 비율이 높은 만큼 이에 집중적으로 대비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유인구에 대처하기 위해 스윙 궤적을 조금 키우고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훈련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MLB 시절과 확연하게 달라진 점은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다. 이날까지 위즈덤은 삼성 이재현과 함께 17개의 볼넷을 기록하며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신 8개의 홈런 중 5개는 2구 이내에 쳐냈을 정도로 공격적인 배팅을 구사한다.
지난달 28∼30일 한화와의 3연전에서는 상대 1∼3선발인 폰세, 와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사흘 연속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위즈덤은 컵스 시절이던 2023년 8월 당시 토론토에서 선발투수로 뛰던 류현진에게 2타석 모두 삼진으로 돌아선 바 있다. 한국에서 다시 만난 류현진에게 홈런을 때린 위즈덤은 “몸쪽으로 들어오는 커터(컷패스트볼)를 공략했는데 홈런으로 이어져 기뻤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주전 내야수 김도영, 김선빈 등의 부상 이탈로 부진에 빠졌던 KIA도 위즈덤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12일 최하위(10위)로 떨어졌지만 17일 현재 7위까지 올라섰다. 최근 5경기에선 3승 2패를 기록 중이다.
광고 로드중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