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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홀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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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고재종(1957∼ )
수업에서 “오늘 출석은 꽃 사진으로 대신한다”고 말하고 학생들을 잠시 내보냈다. 선생님에게 꽃 사진을 가져다주렴. 네가 찾은 가장 예쁜 꽃송이를 보여주렴. 무표정하게 앉아 있던 학생들도 돌아올 때는 색색들이 꽃물이 들어 있었다. 저렇게 웃을 줄도 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꽃 사진을 들고 오는 그들이 꽃이었다. 우리 반에는 봄꽃보다 예쁜 꽃들이 피어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봄꽃보다 고운 꽃들이 살고 있다.
언젠가는 정말로 꽃이라든가 꽃나무, 혹은 꽃 같은 사람이나 꽃의 생각 같은 것들을 수업한다면 좋겠다. 모두가 골똘히 꽃을 생각한다면 생각의 가지 끝에 향내가 나겠다. 눈에 꽃빛이 담기고 마음에 꽃나무 하나 서겠다. 그 수업에서 참고 자료로 나눠 읽을 만한 시를 오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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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