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독립성은 법적 문제” 사퇴 불가 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미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기준 금리 인하를 두고 이어지고 있는 두 사람의 신경전이 법적 대립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비밀리에 수개월 동안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이사회 이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그(파월 의장)와 나는 잘 맞지 않는다. 나는 그에게 그것을 알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WSJ은 익명의 관계자들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3월경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사저에서 후임자로 점 찍어둔 워시 전 연준 이사 등과 파월 의장의 해임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워시 전 이사는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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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카고=AP 뉴시스
AP 통신에 따르면 ‘정치로부터의 독립’은 연준 의장들이 1970년대부터 강조해 온 입장이다. 연준은 1972년 미 대선을 앞두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저금리 유지 요구에 굴복해 15년간 고물가를 지속시켰다는 비판을 받은 이후 정치의 개입을 차단하고 있다.
두 사람의 대립은 최근 더욱 거세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시카고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컸다”며 “경제적 영향 또한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며 적어도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이후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결정이) 항상 늦고, 틀리는 연준의 파월이 또 하나의 전형적인 엉망진창 보고서를 냈다”며 “유가와 식료품(심지어 계란까지) 가격은 하락하고, 미국은 관세로 부유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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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