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HBM3E 12단 양산 시작…엔비디아 공급 자국 생산기지 확대로 ‘트럼프 보호주의’ 수혜 메모리 2위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 한자릿수로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자제품의 상호 관세 예외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품목에 대해서는 14일(현지 시간)에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언급하며 끝까지 목줄을 죄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급부상도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오랜 기간 글로벌 3위 메모리 기업으로 남아 있던 마이크론이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치고 나가며 미국 보호주의 기조의 수혜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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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현재 HBM 시장 최선단 제품인 HBM3E 12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두 번째 업체가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부터 해당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르면 2분기(4~6월),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도체 관세로 인한 경쟁사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론은 기술적 성장을 계기로 물량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한미반도체 등으로부터 HBM 생산의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대량으로 사들이며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 기지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2년 발표 이래 미국 뉴욕주 클레이 및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각각 1000억 달러(약 142조9000억 원), 25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보호주의 기조에 발맞춰 향후 자사 D램 물량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전체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번 분기 SK하이닉스(36%)에 이어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34%)와 격차가 9%포인트로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6.9%포인트였으나 한 개 분기 만에 크게 따라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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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