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날 전통행사 ‘파3 콘테스트’ 가족-연인 캐디로 나서 추억 만들기 공 툭 친 매킬로이 딸, 7m 퍼트 성공 욘람 아들, 골프공 발로 차려 해 웃음
로리 매킬로이(뒤)가 9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에서 딸 포피를 바라보며 ‘아빠 미소’를 짓고 있다. 오거스타=AP 뉴시스
안재형 한국실업탁구연맹 회장
파3 콘테스트는 골프장 내에 별도로 마련된 파3 9개 홀을 돈다. 출전 선수의 가족이나 연인, 지인 등이 캐디로 나서고, 가끔은 직접 샷을 하기도 한다.
참가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 행사를 손꼽아 기다린다. 100야드 안팎의 홀들은 난도가 높지 않게 구성됐다. 파3 콘테스트를 위한 코스 설계 계획이 처음 나왔을 때 일부 골프클럽 회원들은 ‘어린이용 코스’라며 비웃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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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대회 챔피언 욘 람(31·스페인)의 아들 케파(4)는 골프공을 발로 차려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모습을 본 람은 “미래의 축구 스타인 아들아, 이왕이면 홀 쪽으로 차는 게 어떻겠니”라고 말했다. 아들 (안)병훈(34)이도 아내, 두 자녀와 함께 파3 콘테스트를 즐겼다. 요즘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손자 선우(5)는 아빠가 보는 가운데 열심히 퍼팅을 했다.
날이 밝은 후 95명의 출전 선수는 어제의 추억을 잊고 치열한 샷 대결에 돌입했다. 다행인 건 매킬로이도 병훈이도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대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같은 해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해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된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다.
정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