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장벽 세워 美기업 진출 막아 한국, 자동차 81% 한국서 만들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정원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은 미국 제조업이 다시 태어나는 날이다.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말하자 이날 발표에 참석한 철강, 자동차, 석유 분야 등의 ‘블루칼라’ 생산직 기술노동자들은 환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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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트루스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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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산출 근거로 상대국의 관세와 ‘비(非)관세 장벽’을 지목했다. 그는 “우리한테 매기던 금액의 절반 정도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꺼내든 차트에는 한국의 대미 관세율이 50%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지난해 기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이 0%대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내놓은 ‘2025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방산, 통신, 목축업,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7쪽에 걸쳐 조목조목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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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현재까지 미국은 중국에 총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산업별로는 지난달 12일 전 세계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3일부터는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명분으로 관세 전쟁에 나섰다. 관세를 부과해 외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을 줄이고, 미국산 제품의 해외 수출을 늘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해외 기업의 미국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 부과 조치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올라 미국 내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목표한 관세 수입을 거두기 어려워지고 미국 경제가 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고물가와 저성장이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EU, 캐나다 등은 강력한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이 즉각 보복 관세로 대응한다면 통상 전쟁의 여파가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무역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전 세계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동일한 보복 조치에 나서면 미국의 수출이 66.2% 감소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멕시코(35%), 캐나다(32.6%), 일본(7.6%) 순으로 수출 감소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7.5%로 세계 주요국 중 5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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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