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남 여수시 군자동에 위치한 국보 304호 진남관은 고증에 따른 복원공사를 마치고 주변 정비, 소방·전기 등 부대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는 5월 해체, 보수공사를 마친 진남관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진남관 보수공사는 2015년 12월 9일 착공했다. 진남관은 오랜 세월과 일제 훼손, 바닷가 습기, 목재를 갉아먹는 흰개미 등으로 건물의 뒤틀림, 지반 하부 침식 등 구조적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보수공사가 시작됐다.
진남관을 해체한 결과 초석 70개, 목재자재 6000여개, 기와 5만 여장이 나왔고 복원 과정에서 최대한 다시 사용했다. 원형복원을 위해 부지를 발굴, 조사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진남관은 보수공사를 통해 기둥 68개를 70개로 원형 복원됐다. 기존 낡은 기둥 10개를 교체하고 일제가 훼손한 기둥 2개를 다시 세웠다. 대들보 역할을 하는 대량 16개 중 1개를 교체했다. 또 전통방식으로 구운 기왓장 5만 4000개로 지붕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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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군자동에 위치한 진남관은 정면 15칸, 측면 5칸으로, 지방관아로서는 국내 최대 목조 단층건물이다. 건물면적은 793㎡, 부지면적은 4939㎡다. 진남관은 고려 공민왕 때 왜구를 물리치면서 수군 중심지가 됐다. 조선시대인 1479년 지금의 해군함대사령부 격인 전라좌수영이 진남관 부지에 들어섰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직전인 1591년 전라좌수영 절도사로 부임해 ‘진해루’라는 누각에 머물며 전쟁에 임했다. 진해루는 정유재란 때 왜구에 의해 불탔다. 정유재란이 끝난 직후인 1599년 삼도수군통제사 이시언이 진해루 터에 75칸 규모 객사 진남관을 건립했다.
진남관은 왜구를 진압해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후 진남관은 1716년 이여옥 전라좌수사 근무 당시 불이 나 소실됐지만 2년 뒤 이제면 전라좌수사가 중건했다.
일제는 1910년대 진남관을 공립학교로 개조했다. 전문가들은 교육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조선의 정신문화를 말살하고 식민지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진남관을 교실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기둥 2개를 잘라냈지만 이번 보수공사를 통해 복원됐다. 김병호 진남관 복원 자문위원은 “진남관 자리에는 조선 수군의 사령부격인 삼도수군통제영, 전라도 수군 사령부격인 전라좌수영이 있었다”며 “진남관은 수차례 부분 보수가 전체를 해체, 보수한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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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