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경북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 야산에서 산불이 맹렬히 번지고 있다. 이 불은 의성군 점곡면에서 넘어온 산불이다. 안동=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2일 발생한 경북 의성군 산불이 사흘째 번지며 29km 떨어진 안동까지 확산했다. 영남 지역 산불로 축구장 1만4823개 크기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주민뿐만 아니라 산불 진화대원에게도 대피 명령이 떨어질 정도로 상황이 급박한 가운데 27일 전까지 비 예보가 없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경북 의성, 경남 하동, 울산 울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중·대형 산불을 진화 중인 곳은 경남 산청과 의성, 울주, 김해 등 4곳이다. 이날까지 피해를 본 산림 면적은 1만584ha(헥타르·24일 오후 9시 기준)로 집계됐다. 해당 지역 주민 4650명이 임시 주거시설로 대피했고 주택과 사찰 등 건물 134곳이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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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는 강풍으로 산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날과 이날 의성의 낮 최고기온이 각각 26도, 24도로 초여름 날씨까지 오르면서 산불을 더 키웠다. 산불 확산 탓에 산림청이 현장에 꾸렸던 산불현장지휘본부에도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의성 산불은 오후 4시 6분경 서산영덕고속도로 영덕 방면 점곡휴게소 화장실과 편의점에도 옮겨붙었고, 이후에는 29km 떨어진 안동시 길안면으로까지 번졌다. 안동시는 오후 4시 39분경 재난 문자를 통해 길안면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21일부터 나흘째 이어지는 산청군 시천면 산불도 강풍을 타고 25km 떨어진 하동군 옥종면 야산까지 번졌다. 이 지역은 근처에 딸기 비닐하우스가 밀집해 있어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 산림당국은 헬기 36대와 특수진화대 등 599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진화율은 85%로 전날 71%보다는 다소 올랐지만 강풍 탓에 주불은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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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는 강풍으로 산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관계당국은 울주와 의성 산불의 실화자를 각각 특정했다. 울주군 특별사법경찰은 60대 남성을,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50대 남성을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울주 산불 실화자는 야산에 있는 농막에서 불씨가 튀는 용접 작업 도중, 의성 산불의 실화자는 야산 정상에서 묘지를 정리하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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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동해안을 중심으로 강풍특보가 발효되면서 의성 산불은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영덕과 울진 포항 경주에는 25일 낮 12시부터 강풍특보가 내려질 예정이다. 특히 경북에는 순간풍속 초속 19m를 넘는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27일 전국에 비 소식이 있지만 기압의 영향에 따라 산불 지역을 비켜 서쪽 중심으로 내릴 가능성도 있다.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의성=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울주=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