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난 우려 확산…“월세화 가속이 원인” 의견도 주거비 부담 증가와 소비 심리 위축 등 예상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단지 모습. 2025.3.6 뉴스1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난이 우려된다. 수요는 늘었지만 매물은 줄고 가격이 상승해서다. 일각에서는 전세의 월세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월셋집을 구하는 사람이 늘면서 주거비 부담 증가와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예상된다.
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33.8로, 전달 대비 4.9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북 14개 자치구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5.8’에서 ‘129.1’로, 강남 11개 자치구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31.7’에서 ‘138.0’으로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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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는 전용 ㎡가 10억 원에 육박하는 최고가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인근 단지에서 신혼집을 알아보던 A 씨는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월세는 많다”며 “집 상태와 가격을 보고 30분 고민하던 사이 다른 사람과 계약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 아파트단지 모습. 2025.3.6 뉴스1
전세 계약 희망자가 많아지자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2p 오른 92.3으로 나타났다. 2022년 12월 26일(92.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강북 14개 자치구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92.2’로 변동이 없었으나 강남 11개 자치구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92.1’에서 ‘92.3’으로 올랐다. 특히 △강남구 90.1→90.6 △서초구 91.6→91.9 △송파구 87.7→87.9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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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화가 전세난 원인으로 지목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은 총 9만 2672건으로 집계됐다. 그중 월세는 6만 2155건으로,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
서울 강남구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토지허가거래구역 해제 후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상승했다”며 “이 과정에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거나 매물을 거둔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집주인이 대출 이자 등을 고려해 전세 물건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월세화로 전세난이 심화하는 것”이라며 “비자발적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 이들의 주거비 상승·소비 심리 위축 등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