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소비’ 31번 꺼내며 내수 강조 재정적자율 높여 돈 풀기 예고 2% 물가상승 목표, 21년만에 최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둘째 줄 왼쪽)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회식에서 리창 총리(둘째 줄 오른쪽)로부터 인사를 받고 있다. 이날 리 총리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베이징=AP 뉴시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5% 안팎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우리의 성장 잠재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여건을 고려했다”며 “어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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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GDP 대비 4%로 높이기로 했다. 초장기 특별 국채를 지난해보다 3000억 위안(약 60조 원) 늘어난 1조3000억 위안(약 260조 원) 규모로 발행할 방침이다. 이 중 3000억 위안은 이구환신(以舊換新·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을 새것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에 쓸 예정이다.
지난해 인공지능(AI)과 다른 산업의 융합을 강조한 ‘AI+’ 개념을 처음 제시한 리 총리는 올해도 AI+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올해 중앙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981억1900만 위안(약 80조 원)으로 책정됐다.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 AI 지원 휴대전화·컴퓨터, 지능형 로봇 등의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1조7847억 위안(약 357조 원)으로 정해졌다. 이로써 중국의 국방예산은 4년 연속 7%대 증가율을 유지했다. 일각에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이 군사력 강화에 더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 총리는 대만과 관련해 “독립 분열주의와 외부 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화통일’이란 표현이 빠졌고, 그 대신 “양안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리 총리의 연설에 대해 “경기 침체, 미중 통상전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국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려 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 필요한 건 발표된 모든 조치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 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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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