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2015년 7.2조 최고액 인수 대출 받은 4.3조 홈플러스 떠안아 M&A 경쟁 심화에 인수가격 상승 “펀드 키우고 수수료만 챙겨” 지적
MBK파트너스는 4일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로 동북아시아(한국·중국·일본) 지역 최대 PEF 운용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10년 만에 결국 기업회생 카드를 선택한 것. MBK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이 급작스럽게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PEF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예고된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를 너무 고가에, 그것도 지나치게 많은 빚을 지고 인수한 게 문제의 시발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는 홈플러스를 7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6조6765억 원)를 넘어선 국내 인수합병(M&A) 최고액이었다. 이 때문에 인수 당시부터 MBK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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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직후부터 주요 점포 12곳을 처분했는데, 수혈된 매각 자금은 모두 빚을 갚는 데 활용했다. 꾸준한 자산 매각 등을 통해서 지난해 인수 당시 조달한 빚은 대부분 갚았지만, 결국 회사운영 자금 등이 부족해 메리츠증권 등에 다시 1조2000억 원을 빌렸다.
고가 매입 논란이나 LBO 전략 실패는 홈플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거 보고펀드의 LG실트론(현 SK실트론) 투자에서도 실적 하락에 따라 빚으로 조달했던 인수자금을 갚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미래에셋PE·IMM PE·하나투자증권PE 등의 두산 인프라코어차이나 투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PEF의 투자 실패가 잇따르는 데는 국내 M&A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원인도 있다. 국내 PEF 운용 자금은 2019년 말 84조3000억 원에서 2023년 말 136조4000억 원까지 불었다. M&A 매물은 한정적인데 PEF가 늘어나다 보니 인수 가격은 올라가고, 비용을 메우기 위해 빚을 더 지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경쟁에서 이겨야 펀드 규모도 키우고, 운용 보수도 받을 수 있는 PEF의 성격상 고가 논란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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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