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과 미국의 희토류 채굴 권리를 두고 협상을 벌인 두 정상은 감정이 격화되며 고함을 치기도 했고, 결국 회담은 결렬됐다. AP 뉴시스
반면 집권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며 두둔했다. 친(親)트럼프 성향인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미국을 모욕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을 이유로 대선을 실시하지 않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을 문제삼아 왔다.
양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서도 ‘극과 극’의 평가를 내놨다.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그를 “(민주주의) 영웅”이라고 극찬했지만 토미 튜버빌 공화당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 족제비(weasel)”라고 혹평했다.
광고 로드중
● 美민주 “트럼프는 푸틴의 애완견-겁쟁이”
지난달 26일 내각 회의 도중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시프 의원은 ‘X’에 “‘영웅(젤렌스키)과 ‘겁쟁이(트럼프)’가 백악관에서 만났다”고 혹평했다.허브 코너웨이 민주당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을 “푸틴의 애완견(lapdog)”이라고 꼬집으며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역시 “푸틴이 오늘의 연극에 매우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잔인한 독재자’ 푸틴을 대담하게 만들었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보상하면 안 되고 푸틴의 요구를 계속 들어줘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캐서린 클라크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 또한 “미국 대통령이 민주 동맹국(우크라이나) 대신 러시아 독재자를 택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트럼프가 독재자에게 굴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고 로드중
● 美공화 “美우선주의 면모 보여줘”
28일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돌아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뉴시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22세에 미국으로 이민 온 빅토리아 스파츠 공화당 하원의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낮은 지지율을 높이고 유럽을 달래기 위해 미국 대통령과 미국을 모욕했다”며 “우크라이나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X’에 “어떤 미국 대통령도 할 용기가 없었던 방식으로 미국을 대변해 준 대통령께 감사한다”고 썼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도 “미국의 최고사령관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미국에 대한 정치적 무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돌아왔다”고 동조했다.
광고 로드중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