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숙·재생원에 수용돼 고초를 겪었던 장예찬 씨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60년 전 겪은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6일 오후 2시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 60년 전 영화숙에서 겪은 일을 설명하던 장예찬 씨는 울음을 터트렸다. 장 씨는 7살 때 친구들과 밖에서 놀다가 단속원에게 붙잡혀 영화숙에 갇혔다. 그에게는 부모도 있었다. 영화숙에서는 강제노역과 가혹행위가 횡행했고 혹독한 환경에 노출됐던 소년 일부가 목숨을 잃었다. 장 씨는 “국내에서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962년부터 197년까지 운영됐던 영화숙과 재생원은 부산 최대 규모의 부랑인 집단수용시설이었다. 18세가 안 된 부랑인은 영화숙에, 그 이상은 재생원에 갇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181명의 피해자가 영화숙과 재생원에 강제 수용돼 구타와 가혹행위, 성폭력 등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가가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트라우마 치료를 등 실질적인 피해 회복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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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숙·재생원에 수용돼 고초를 겪었던 장예찬 씨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60년 전 겪은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박선영 진화위 위원장은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위해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태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은 “부산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며 “형제복지원 피해자들과 동일하게 위로금과 생활지원금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