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곳 작년 5662억 손실 기록 흑자였던 서울대도 1000억 적자 전공의 이탈뒤 진료-수술 감소 영향 “경영 정상화에 상당시간 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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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립대병원의 적자가 전년도와 비교할 때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수련병원을 이탈한 뒤 진료 등이 감소하면서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중증질환 수술과 응급 수술이 줄면서 지난해 대형병원 수혈도 약 14% 감소했다.
● 의정갈등 이후 국립대병원 적자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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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병원들의 사정도 비슷했다. 충북대병원은 2023년 손실액 46억 원에서 지난해 손실액 418억 원으로 적자가 9배로 늘었다. 전북대병원도 2023년 손실액 87억 원에서 지난해 490억 원으로 손실액이 5.6배로 증가했다.
서울대병원 소속 분당서울대병원은 개별 병원으로는 유일하게 지난해 16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흑자 규모는 2023년 흑자(25억 원)보다 줄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진료와 수술이 줄어 의료 부문에서는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적자가 발생했다”며 “시설 및 장비 투자와 관련해서 법인세 감면 혜택 등을 받아 장부상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했다.
● “의료진 확보 어려워 적자 당분간 이어질 것”
의료계에서는 국립대병원의 적자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남권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대체할 인력을 구하는 과정에서 의료진 급여 상승 등으로 비용이 더 발생했다”며 “의정갈등이 해소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권 국립대병원 교수는 “전공의 이탈 이후 수술 규모와 병상 가동률이 30% 하락했다”며 “현재 필수의료 등 일부 진료과목을 중심으로 급여를 더 지급해도 대체 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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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7월 전국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한 수혈은 전년도 같은 기간(15만9854건)보다 약 14% 감소한 13만7645건이었다. 김 의원은 “의정갈등 이후 수혈이 줄었다는 것은 중증질환 환자의 수술과 치료가 지연됐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