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의 옷장/김정연 지음/404쪽·2만5000원·눌와
이탈리아 볼로냐대에서 패션을 공부한 저자가 르네상스 이후부터 19세기까지의 초상화를 매개로 서양의 패션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783년 그려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의 초상화는 시골 소녀 스타일로 보인다. 오늘날 시각에서 보면 평안하고 목가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당대 프랑스인은 격렬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마치 ‘속옷(슈미즈)만 입은 채 정신도 집에 두고 나온 듯한 여인의 모습’으로 느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은 ‘오스트리아 여자’ 앙투아네트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고, 중상모략도 난무했다. 소란은 ‘격식을 갖춘’ 새 초상화가 공개되자 진정되긴 했지만 기존 초상화가 왕비를 단두대로 이끄는 계기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당대의 패션 리더들이 그려진 여러 초상화 도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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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