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확실성 대응 외교 속도 한중일 외교 내달 도쿄회담 조율 왕이 유럽 순방, 협력강화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외교 불확실성이 현실화하면서 중국과 일본의 관계 강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협상력을 높이려면 일본 등 주요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일본 역시 미국의 안보 공약 후퇴 가능성 등에 대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일본이 발빠르게 외교 공간을 확대하는 사이, 한국은 탄핵 여파로 정상급 외교에 나서지 못하는 등 ‘외교 전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日, 중국과 경제 대화 추진
(왼쪽부터)조태열 외교장관, 왕이 외교부장, 이와야 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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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에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5월 초 황금연휴에 맞춰 중국을 방문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지지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이시바 총리는 앞서 지난해 11월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12월에는 이와야 외상이 중국을 전격 방문하면서 대중 외교의 물꼬를 텄다. 일본은 ‘중국에 할 말은 하면서 협력은 강화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협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과 접근하던 일본이 한국의 정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중국과 직접 양자 간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고위급 외교 행보 강화하는 中
이런 가운데 왕 부장은 12∼21일 유럽과 북미, 아프리카 지역 5개국을 방문한다. 이 중 13일 영국에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을 만났다. 왕 부장이 영국을 방문한 건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왕 부장과 래미 장관은 ‘중국―영국 전략대화’의 공동 의장을 맡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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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부장은 영국에 이어 아일랜드를 방문한 뒤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 18일 미국 뉴욕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고위급 회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도 잇따라 참석한다. 뮌헨 안보회의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참석하기로 해 첫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왕 부장이 고위급 교류를 강조하고,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외교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