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 광양시 정병욱 가옥 윤동주 순국 80주기 맞아 주목 시인의 유고시 마룻바닥에 보관 매달 두 문인 기념하는 행사 열려
정병욱 가옥은 2007년 국가등록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41호)에 등재됐다. 광양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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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인 윤동주 시인(1917∼1945)의 순국 80주기를 맞아 시인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지켜낸 국문학자 정병욱(1922∼1982)의 전남 광양 가옥이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달 한 번 윤동주와 정병욱 유족이 탐방객들에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3일 광양시에 따르면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 위치한 정병욱 가옥은 1925년 양조장과 주택을 겸해 지어진 건물로 연면적 176.5㎡다. 이곳은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를 지켜낸 가옥으로 유명하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가옥 주변 윤동주 시 정원에는 서시를 비롯해 별 헤는 밤 등이 새겨져 있다. 또 망덕포구와 배알도 섬 정원을 잇는 해상교 별 헤는 다리를 비롯해 동주카페, 별 헤는 강 등 윤동주 시혼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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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유학 간 윤동주는 1943년 7월 독립운동 혐의로 일제에 체포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됐고 1945년 2월 16일 순국했다. 국가보훈부가 공개한 일본 국립공문서관의 치안보고록에 따르면 윤동주는 ‘재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 사건’으로 검거돼 조선의 독립과 민족문화 수호를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전남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 위치한 정병욱 가옥 마루.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명주 보자기로 곱게 싸서 항아리에 담아 마룻바닥 아래 숨겨 둔 상황이 재현돼 있다.
정병욱은 회고록 ‘잊지 못할 윤동주 형’에서 “내 평생 해낸 일 가운데 가장 보람 있고 자랑스러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동주의 시를 간직했다가 세상에 알린 일이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윤동주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를 뜻하는 백영(白影)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정병욱은 부산대, 연세대 교수를 거쳐 27년간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고전시가, 고전소설 등 고전문학의 초석을 놓고 국어국문학회를 창립했다. 또 판소리학회를 창립해 판소리 연구 및 대중화에 힘쓰고 한문학 등에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특히 하버드대, 파리대학 초빙교수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문학 부문을 집필하는 등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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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