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함구령 속 첫 목소리 전한길 “제사 준비하나”에 禹의원 “임종 염두 준비 차원”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10. 뉴스1
국민의힘 초선 우재준 의원(대구 북갑)이 8일 동대구역에서 열린 탄핵 반대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소감을 밝히는 글에서 조기 대선 준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 지도부가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 사실상 함구령을 내린 가운데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우 의원은 10일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관계로 볼 때 탄핵 인용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원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비상계엄 사건이 탄핵 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도 “지역 여론을 수렴해 오늘 탄핵소추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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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원은 통화에서 “제가 집회를 갔다는 게 언론에 나왔기 때문에 어떤 생각으로 갔는지 일정 부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탄핵이 인용될 수도 있으니 우리가 마음의 준비도 하고 조기 대선 준비도 해야 한다는 거다. 물론 탄핵이 기각 되면 좋은 거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우 의원과 일문일답.
―조기 대선 준비 필요성을 얘기한 현역 의원은 처음이다
“사람들이 탄핵 기각에 대한 목소리를 많이 외치신다. 대통령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도 알겠다 민주당 폭거에 대해서 분노하는 마음도 알겠다. 그런데 탄핵 기각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는 거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최근 진술 오염 의혹 등이 나오면서 탄핵 기각 기대감이 높아진 것 같다
“그래도 계엄 포고령 1호가 정치활동 금지이고, 국회에 군대가 왔다는 등의 본질이 있다. 진술 등은 지엽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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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같이 간 사람들에게 ‘법리적으로 기각이 쉽지 않다. 그러면 플랜 B를 준비해야 하지 않나’고 설명 드리면 대부분 이해를 했다. 마음 한 켠에 ‘기각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거지, 탄핵 기각 외 의견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는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도 조기 대선을 말하는 자들은 부모님이 멀쩡하게 살아 계시는데 제사상 준비하는 후레자식과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제사 준비가 아니라 임종을 염두하고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의사가 아버지에게 시한부할 수 있지 않냐. 그러면 가족도 부르고 해야 될 거 아닌가”
―조기 대선 준비는 경선 룰 세팅을 말하는 건가
“경선 룰 세팅뿐만이 아니다. 예비 후보자들이 움직이고 공약 등도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금기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우 의원의 발언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엄연히 있다.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지만 대선을 얘기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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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