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동 원장이 서울 을지로 피트니스 101 러닝머신에서 달리고 있다. 담배 냄새를 싫어한 어머니를 위해 담배를 끊고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그는 철인3종 철인코스에 9번 도전해 7번을 완주한 ‘철인’이 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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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인 폐섬유화증에 걸린 어머니께선 제가 옆에 가면 ‘또 담배 피웠냐?’며 싫어했어요. 그 병 환자들이 냄새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어머니를 위해 담배를 끊었죠. 그랬더니 살이 찌는 겁니다. 한때 90kg 가까이 나갔어요. 고혈압 증세도 나타났죠. 그래서 평생 처음으로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게 됐죠.”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어머니께서 그해 9월 8일 돌아가셨죠. 제가 건강하게 사는 게 어머니를 위한 마지막 효도라고 생각하고 1주일 뒤인 9월 16일 하프코스에 출전해 1시간 54분에 완주했어요. 그리고 10월 3일 처음 42.195km 풀코스에 도전했고, 4시간 23분에 완주했죠. 3주 뒤 다시 풀코스를 완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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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누가 ‘이제 수영만 하면 철인3종 나갈 수 있겠네’라고 하는 겁니다. 제 앞집에 사는 철인3종 고수 이성엽 씨의 추천으로 2005년 가을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의 안경훈 철인교실에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죠. 운동을 전혀 못 했던 제가 어느 날 철인3종 완주를 꿈꾸게 된 것입니다.”
김 원장은 관절 류머티즘 탓에 학창 시절 체육 및 교련 시간에 운동장 밖 스탠드에 앉아서 친구들을 지켜봐야 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치른 체력장에서 20점 만점에 최하 점수인 13점을 받았다.
자전거를 타고 수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피로골절은 치유됐다. 대체 운동으로 발목 과사용을 피했기 때문이다. 관절 류머티즘도 사라졌다. 다양한 운동이 무릎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체중도 77kg을 유지하고 있다.
운동은 매일 오전 6시부터 1시간 30분 했다. 월수금은 수영, 화목은 사이클, 주말엔 마라톤을 했다. 주 6회 이상 훈련했다. 2006년 6월 경남 통영 철인3종대회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처음 도전했다. 3시간 56분으로 참가자 중 꼴찌. 3주 뒤 강원 속초 대회에서 다시 올림픽코스에 도전해 3시간 43분으로 또 최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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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인천 영종도 대회에서는 올림픽코스를 3시간 11분에 완주해 꼴찌를 면했다. 2007년 5월 O2(올림픽코스X2)를 6시간 53분에 완주했다. 그리고 그해 8월 제주 국제아이언맨대회에서 14시간 40분에 철인코스를 완주해 철인 타이틀을 획득했다.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아스팔트를 녹여 버릴 것 같은 열기 속에서 제 몸도 익는 것 같았어요. 달리다 쉬다를 반복하다 결승선이 보일 때 눈물이 났죠. 갑자기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는 겁니다. ‘엄마, 엄마’를 외치며 달려 들어갔습니다.”
2023년까지 철인코스만 9회 도전해 7회 완주했다. 최고기록은 201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회에서 세운 13시간 11분.
“시작은 어머니를 위해서였지만 결국 저를 위한 게 됐죠. 제가 철인3종 철인코스를 완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 학창 시절 친구들이 놀라 자빠져요. 저같이 달리는 친구는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늘 도전하는 삶이 정말 즐겁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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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