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양측 15일 통화… 분위기 끔찍 트럼프, 표적관세 등 구체적 위협 ‘영토편입’ 단순한 엄포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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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안보를 위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영토에 편입시키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사진)와 “격렬한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토 편입’ 발언이 단순한 협상용이 아니라 실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FT가 트럼프 대통령과 프레데릭센 총리의 당시 전화 통화 내용을 알고 있는 전·현직 당국자 5명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 간 통화 내용은 상당히 거칠었다. 당시 프레데릭센 총리가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공격적이고 대립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두 정상의 통화 분위기가 “끔찍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충격적일 만큼(a cold shower) 매우 확고했다”며 “전에는 그의 주장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이제는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직 덴마크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표적 관세 등 구체적 조치로 위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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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베르트 브리거 유럽연합(EU) 군사위원장은 25일 공개된 독일 주간 벨트암존타크와의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미군뿐 아니라 앞으로는 EU 병력도 (그린란드에) 주둔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이는 강력한 신호가 되고 지역 내 안정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아 온 그린란드는 1953년 식민 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된 뒤 자치권을 이양받았다. 하지만 외교·안보 정책 결정 권한은 여전히 덴마크가 쥐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