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니이존스 전시 눈길 끌고 8월엔 브래드퍼드 개인전 열려 ‘색채파’ 길리엄 작품 고가 거래 정치색 옅은 추상화 위주로 소개
8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예정된 마크 브래드퍼드의 작품 ‘플로트(Float·2019년)’. 자기 작품을 “사회적 추상”이라 일컫는 브래드퍼드는 1921년 미국의 ‘털사 인종 대학살’을 다룬 ‘블랙 월스트리트’ ‘불타버린 대지’ 등이 대표작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제공
툰지 아데니이존스의 ‘블루 바이올렛 다이브’(2024년). 화이트큐브 제공
● BLM이 불 지핀 ‘할렘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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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도 이런 흐름에 한몫했다. 특히 시위 확산과 함께 1920∼40년대 뉴욕 할렘을 중심으로 일어난 문화·예술 부흥 운동인 ‘할렘 르네상스’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해졌다. 지난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개최한 대규모 기획전 ‘할렘 르네상스와 범대서양 모더니즘’이 대표적이다. 흑인 작가들의 회화, 조각 등 160점을 소개한 이 전시는 현지에서 “편견 속에서 다뤘던 흑인 문화를 이제야 바로잡았다”는 극찬을 받았다.
물론 흑인 미술에 대한 주목은 정치적 올바름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2004년 터너상을 받은 잉카 쇼니바레처럼, 특유의 감각적 색채와 조형 의식이 화려한 시각 언어를 선호하는 최근 시장의 흐름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 국내 화랑가는 정치색 옅은 작품 선호
한국 미술계도 흑인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취향은 다소 다르다. 국내에선 인종차별 등 주제 의식보단 작품 자체의 조형성이 주로 선택의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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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 보노의 ‘시급한 과제’(The Hunter’s Task in Hand·2021년). 류지혜 씨 제공
강성은 전시 기획자는 “할렘 르네상스처럼 한국도 다양한 정치적 격동기를 보낸 만큼 국내 미술가들이 처했던 시대적 상황과 인권에 대해 다룬 작품을 연구하고 그 가치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할렘 르네상스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미국 남부에서 벗어나 대거 이주를 시작하며 1920∼40년대 뉴욕 할렘을 중심으로 일어난 문화 예술 운동. 랭스턴 휴스(시인)와 조라 닐 허스턴(소설가), 알랭 로크(철학자), 에런 더글러스(화가), 듀크 엘링턴(음악가), 루이 암스트롱(음악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인종 차별에 저항하며 흑인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작품들을 창작해,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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