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만에 경제개혁 성과 페소화 가치절하-정부 축소 좌파-노조 반발에도 강력추진 IMF “세계서 가장 인상적 사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023년 9월 동부 라플라타에서 ‘전기톱’을 들고 대선 유세를 벌였다. 경제난 등 각종 문제를 일거에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라플라타=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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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개혁은 최근 가장 인상적인 사례 중 하나다.”(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세계 모든 나라에 도움이 된다.”(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
2023년 12월 취임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55)이 보조금 삭감, 공무원 해고, 정부부처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경제를 살려내 각국 주요 인사의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최대 문제점으로 꼽혔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잦아드는 모습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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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 대통령은 작은 정부, 감세, 페소화 폐기 후 미 달러화 도입 등을 주창하는 급진 자유 성향이다. 취임 직후 고물가를 잡겠다며 페소 가치부터 54% 절하했다. 에너지·교통 보조금을 삭감했고 18개였던 정부 부처도 9개로 줄였다. 3만5000개의 공공 일자리도 없앴다. 노조, 좌파 정당 등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1년이 흐른 지금 아르헨티나의 주요 경제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13일 기준 대표 주가지수인 메르발지수는 한 해 전보다 160% 올랐다. 2023년 11월 5억5900만 달러(약 8200억 원)에 달했던 무역적자도 지난해 12월 12억3000만 달러(약 1조800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최근 IMF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로 제시했다. 지난해 전망치(―3.7%)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자원 부국이지만 ‘현금 살포’ 정책으로 일관한 좌파 지도자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이 1940, 50년대 집권한 뒤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의 본산이 됐다. 이후 집권한 좌파 지도자들은 ‘페론 계승자’를 자처하며 무상 복지를 고수해 IMF로부터 22번이나 구제금융을 받았다. 간혹 우파 지도자가 집권했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기성 정치권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각종 폐해를 썰어 버리겠다”며 전기톱을 들고 퍼포먼스를 펼쳤다. 집권 후에는 정부 관용차, 국영 항공기 등을 매각하는 등 자신 또한 구조조정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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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