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생포된 북한군 2명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11일(현지 시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군과 북한군의 러시아 군인신분증 표지(붉은 종이수첩). 2025.01.12.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공식 SNS 제공
13일(현지 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 소속 북한 전문 매체 ‘NK인사이더’를 인용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이성민 휴먼라이츠재단 한국 담당 국장은 이날 RFA와의 통화에서 이 문서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전투 중 사망한 북한군의 소지품에서 확보된 것이라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북한군 ‘94여단 전투 경험과 교훈’이란 제목의 문서에는 “모든 전투원들은 사상과 신념의 강자, 높은 전투정신으로 준비시킨다면 현대적인 무장장비를 갖춘 적들도 정치사상적 우세, 전법적 우세로 능히 타승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적혔다. 북한 병사들이 전선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등 낯선 군사장비에 맞서 저돌적으로 진군하도록 사상 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서에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전투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해야 한다는 높은 정신력과 전투정신, 자기 휘생(희생) 정신을 발휘하면서 병호(호랑이)와 같이 전장을 달려 최신무기로 장비한 적들을 전을 케(후퇴시키)하고, 쁠레호보(쿠르스크 내 플레호보)지역을 해방하였다”고도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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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는 또 ‘진행할 사업순차’란 또 다른 문서에는 “전투 중 부상자는 자체적으로 처리하며, 가능한 한 방조하지 않고 은폐시키라”는 지침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북한군의 사상자를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소각하고 있다며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북한군의 파병에 힘입은 러시아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군사 지원을 계속 타진 중이다. 그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해 서방 군대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논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