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D-9] 지미 카터 前대통령 장례식 엄수 민주당 상징 파란 넥타이 맨 트럼프… ‘악연’ 오바마와 웃으며 옆자리 대화 부시는 오바마 배 두드리며 반겨… 바이든 “증오-권력남용에 맞서야”
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조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5명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카터 전 대통령의 관이 운구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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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분열된 국가에서도 공통 기반을 찾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미국 NBC방송)
“분열된 워싱턴 정계에서 보기 드문 화합의 순간.”(미국 CNN)
‘가장 위대한 전직 대통령’으로 불리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1977∼1981년 재임)의 국장(國葬)이 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서 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 5명이 총출동해 고인을 추모했다. 5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모인 건 2018년 12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국장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장례식 전 비공개로 잠시 회동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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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넥타이 맨 트럼프, ‘악연’ 오바마 옆 착석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대립했던 트럼프 당선인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옆자리에서 웃으며 대화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나란히 앉은 트럼프 당선인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친근한 모습도 주목받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대선 당시 흑백 혼혈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혈통 등을 문제 삼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수차례 트럼프 당선인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랬던 두 정상은 이날 긴 대화를 웃으며 주고받았다. 종종 미소도 지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장례식 후 공화당 주지사들과의 만남에서 “오바마와 내가 분명히 친해 보였을 것”이라며 “우리는 잘 지냈다”고 밝혔다. 다만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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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적이 다른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화기애애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입장할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어서서 그를 맞이했다. 부시 전 대통령 또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배를 친구처럼 툭툭 두드리며 반겼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앨 고어 전 부통령과도 악수했다.
● 바이든 “권력 남용 맞서야”
이날 장례식은 7일부터 워싱턴 의회 로툰다홀에 안치됐던 고인의 유해가 대성당 앞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최고 예우를 뜻하는 예포 21발도 발사됐다.
생전 카터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바이든 대통령은 추도사를 직접 낭독하며 “그와의 우정을 통해 훌륭한 인격은 우리가 가진 직함이나 권력 이상임을 배웠다”며 “우리는 증오를 받아들이지 않고 권력 남용에 맞서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품위, 정직 등을 강조해 트럼프 당선인의 거친 정치 스타일과 대비시켰다고 NYT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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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