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 베이징현대에 절반씩 투자 전기차 등 친환경 신차개발에 사용 中맞춤형 제품 내놓고 수출도 병행
현대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가 1조5600억 원을 합작 투자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중국 공장을 잇따라 매각하는 등 현대차가 보여 온 ‘중국 축소’ 전략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가 중국 사업을 더 이상 축소하지 않는 대신 전기차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현대차와 BAIC는 두 회사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800만 달러(약 7800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홍콩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두 회사는 이 자금을 전기차 등 친환경 신차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미 신차 중 친환경차(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50%를 넘긴 상황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아직 중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전기차가 없다.
베이징현대는 이번 투자를 통해 내년에 첫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해 친환경차 5종을 중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중국 옌타이 기술연구센터와 상하이의 선행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베이징현대의 신제품 개발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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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중국에서 신규 투자에 나선 것을 의외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6년 중국에서 연간 179만 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이 7.5%까지 올랐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2022년에는 34만 대(점유율 1%) 판매에 그쳤다. 결국 현대차는 중국에 있는 공장 5곳 중 2곳을 매각했고 기아는 3곳 중 1곳을 타 업체에 임대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중국 사업을 접고 미국이나 동남아, 인도 등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