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호’ 포항, 코리아컵 최다 6번째 우승…명가 자존심 세웠다

‘K리그1 3연패’ 울산에 3-1 역전승
대회 2연패 성공, 박태하 감독 첫 우승 결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경기, 후반 포항 정재희가 동점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2024.11.30/뉴스1

포항 스틸러스가 ‘K리그1 챔피언’ 울산HD를 꺾고 코리아컵 역대 최다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울산을 3-1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년 연속 우승컵을 품었다. 역대 코리아컵 2연패는 전남 드래곤즈(2006·2007년), 수원 삼성(2009·2010년), 포항(2012·2013년)에 이어 네 번째 진기록이다.

더불어 새로운 역사도 작성했다. 포항은 코리아컵 초대 대회(1996년)를 시작으로 2008년, 2012년, 2013년, 2023년, 2024년까지 총 여섯 차례 우승하며 역대 최다 우승 단독 1위가 됐다. 나란히 다섯 번 우승한 수원과 전북 현대는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초반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연패 늪에 빠져 6위에 머물렀던 포항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며 ‘명가’ 자존심을 세웠다.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경기를 앞두고 울산 김판곤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11.30/뉴스1

김기동 감독(현 FC서울)의 후임으로 포항 지휘봉을 잡은 ‘구단 레전드’ 박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코리아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코리아컵에 강한 포항은 올 시즌에도 그 전통을 이어갔다.

첫 경기였던 16강은 쉽지 않았다. 포항은 K리그2 수원을 상대로 0-1로 끌려가다 연장 후반 9분 터진 백성동의 동점 골로 기사회생했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5PSO4로 힘겹게 이겼다.

그러나 한 계단씩 올라갈수록 포항은 팀이 단단해졌다. 8강에서는 김기동이 지휘하는 서울을 만나 5-1 대승을 거뒀다.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진 4강에서도 1·2차전 합계 제주 유나이티드에 3-2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인 결승에서는 ‘동해안 더비’ 라이벌 울산과 명승부를 펼쳤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경기, 연장 후반 포항 김인성이 역전골을 넣고 있다. 2024.11.30/뉴스1

포항은 전반전 내내 울산에 밀리다가 전반 36분 주민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는데 후반전 들어 대반격을 펼치며 흐름을 바꿨다. 후반 23분에는 정재희의 중거리포가 상대 선수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까지 따랐다.

동점 골과 함께 주도권을 잡은 포항이 공세를 높였고, 연장 후반 6분 김인성의 헤더 결승 골이 터졌다. 이어 연장 후반 19분에는 강현제가 세 번째 골을 터뜨려 우승 축포를 쐈다.

K리그1 3연패로 왕조를 구축했던 라이벌 울산의 더블까지 막아내 두 배의 기쁨을 만끽한 포항은 다시 한번 코리아컵의 강자라는 걸 재확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