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고(故) 이효정 씨의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2024.5.2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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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너를 지켜주지 못한 게 아직까지도 가슴이 미어지고 억장이 무너진다”
전 남자 친구의 폭행으로 숨진 고(故) 이효정 씨 장례를 하루 앞둔 24일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경남 거제시에서 엄수됐다.
이날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은 효정 씨가 숨진 뒤 40여일 만에 치러지는 장례에 앞서 그를 기억하고 여성 대상 범죄가 없는 세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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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정 씨 모친이 추모 편지를 낭독할 땐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추모식에선 효정 씨가 6살 어린 남동생과 마지막으로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씨 모친은 딸에게 쓴 편지에서 “효정이 네가 동생에게 ‘넌 누나가 입원했는데, 와보지도 않니?’라고 했지. 이에 동생은 ‘응. 나 오늘 친구 생일파티 왔어’라고 답했고 넌 ‘재밌겠네… 들었어 숙소 갔다며’라고 말했다”며 “이게 누나가 보낸 마지막 메시지였고 동생은 놀다 보니 답장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씨 모친은 “그런데 네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 ‘맞아 재밌었어. 누나 미안해 병문안 못 가서. 하늘에서 행복해야 해. 누나 얼굴이라도 봤어야 했는데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라고 남긴 걸 봤다”며 “(동생에게) 서운해하지 말고 항상 웃으며 그랬던 것처럼 괜찮다고 말해달라”는 말과 함께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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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효정 씨의 추모식에서 고인의 생애를 기리는 추모영상이 재생되고 있다.2024.5.24. 뉴스1
추모 편지 낭독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고인의 생애를 담은 영상을 시청한 뒤 헌화했다.
이들은 이 씨의 죽음과 같은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제 폭력에 대한 법적 체계 및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정희 창원성폭력상담소장은 “이 사건은 개인 문제가 아닌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에서 발생한 병리적 현상”이라며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의 노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지난 20일 가해자가 구속됨에 따라 미뤘던 이 씨 장례를 25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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