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7대 서울교구장 김장환 신부 “반려동물 축복식은 신앙적 표현 종교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지난달 대한성공회 제7대 서울교구장에 선출된 김장환 신부는 “종교 지도자들은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광고 로드중
“종교를 가리지 않고 신자 감소 현상을 겪는 것은 그만큼 기성 종교에 실망해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변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겠지요.”
1일 서울 종로구 대한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만난 김장환 신부는 “종교도 시대 변화에 맞게 변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제7대 교구장(주교)에 선출됐다. 임기는 10월부터다.
―실례입니다만 성공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광고 로드중
―종교는 분명 필요한 것인데도 종교를 떠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왜일까요.
“‘가나안’ 신자라는 말이 나온 지도 꽤 됐습니다. ‘안 나가’를 거꾸로 한 신조어인데, 예수님은 믿지만 교회는 나가지 않는 사람들을 말하지요. 왜 이런 분들이 늘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 종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종교인과 교회가 문제인 것 아니겠습니까. 종교인들, 특히 종교 지도자들은 우리들의 어떤 모습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아울러 물질 중심의 파편화된 사회에서 자신이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를 깨닫도록 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줘야 합니다. 또 시대 변화에 맞춰 가는 것도 필요하지요.”
―성공회에서 반려동물 축복식이 자주 열리는 것도 그런 차원인지요.
“동물에게 영혼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도 동물도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축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더욱이 반려동물에게서 마음의 위안과 행복을 얻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성공회 기도서에는 집터, 기공식, 자동차, 사무실 축복 기도문도 있는데 하물며 생명체야…. 반려동물 축복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세계를 존중하며 공존하는 신앙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가장 열려 있어야 하는 종교계에서 의외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모습을 꽤 봅니다.
광고 로드중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