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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독감 유행에 다시 꺼낸 마스크…“건강 지키려”

입력 | 2024-04-08 14:15:00

서울 곳곳서 마스크 쓴 시민들 보여
황사·미세먼지 극성에 독감 유행 탓
지난달 황사 일수 3일로, 역대 10위
최근 독감환자, 유행 기준 크게 웃돌아
"코로나 끝났지만 마스크 대량 구매"
"마스크 쓰면 안전하다는 느낌 들어"



ⓒ뉴시스


지난해 초 코로나19 종식으로 ‘NO마스크’ 자유를 만끽하던 시민들이 다시 마스크를 꺼내 쓰고 있다. 최근 중국발(發) 황사·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날이 빈번하게 이어지고, 꽃샘추위와 큰 일교차로 독감·감기가 유행하면서다.

8일 오전 뉴시스가 찾은 서울 종로구 곳곳에선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인근 편의점과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뒤 그대로 쓰고 나오는 시민도 있었고, 한 아이가 답답함에 마스크를 벗으려 하자 재차 마스크를 씌워주는 어머니도 보였다.

종로5가역 주변에서 마스크를 쓴 채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던 30대 전모씨는 “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최근에 환절기로 인한 감기도 유행이라 나 자신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측정 사이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대기 정체와 국외 미세먼지 유입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은 미세먼지 ‘나쁨’, 그 밖의 지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 강원영서과 광주, 부산, 울산, 경북은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으로 치솟겠다.

특히 최근 중국발 황사까지 전국을 덮으면서 하늘이 누렇게 변하는 날들이 잦아지는 추세다. 기상청이 지난 3일 발표한 ‘2024년 3월 기후 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황사 일수가 평년(2일)보다 많은 3일로 역대 10위에 올랐다.

지난달 17~19일과 28~31일 두 차례 내몽골 지역에서 발원한 모래 먼지가 북풍을 타고 유입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된 바 있다. 당시 주요 지점 일최대 황사 농도는 29일 서울 568㎍/㎥, 북춘천 533㎍/㎥, 속초 444㎍/㎥, 구덕산(부산) 369㎍/㎥ 등을 기록했다.

황사경보 ‘주의’ 수준인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 150㎍/㎥를 최소 2배, 많게는 3~4배 가까이 초과할 만큼 황사 농도가 극심한 셈이다.

실제 중국이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황사 속 규소, 납, 카드뮴, 니켈, 크롬 등의 중금속 농도가 증가하면서 유해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시민들은 건강을 우려해 마스크를 한꺼번에 많이 사들이는 모습도 보인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박모(27)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마스크를 대량 구매했다고 한다. 박씨는 “최근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웬만하면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며 “코로나가 끝나고 나서도 저랑 같은 이유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최수민(29)씨도 “최근에 중국 쪽에서 황사가 자주 날아오니까 하늘이 누렇게 보일 때가 있는데, 실제로 그런 날엔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잘 안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집 문 앞에 마스크함을 따로 만들어 놓고 출퇴근할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일교차가 20도 안팎으로 크게 나면서 환절기 독감·감기기 유행하는 것도 ‘도로 마스크’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낮과 밤의 급격한 기온·습도 차 및 체온 감소에 따른 면역력 저하로, 신체가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 침범을 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4일 발표한 13주차(3월24~30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독감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4.0명이었다.

최근 유행 추이를 살펴보면 10주 12.8명→ 11주 15.1명→12주 13.8명→13주 14.0명으로, 독감 유행 기준인 4.9명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 의왕시에 사는 김모(31)씨는 “출근할 때도 그렇고 회사에서도 그렇고 콜록거리는 사람이 많아 독감이 유행하는 듯해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며 “사실 코로나 이후에도 자주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마스크는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바이러스·미세먼지 등 막아줘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준다”며 “귀가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외출 시 마스크를 쓰는 등 개인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