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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입국할 땐 서양 브랜드 옷을 꼭 챙겨입으세요. 소지품에 공산당 표시가 있으면 빼는 게 좋습니다.”
한때 미국 대학에 입학하는 해외 학생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유학생들이 미중 갈등의 여파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중국 학생에 대한 ‘차별’이 원인이라는 게 중국 측 입장이지만, 중국이 내부적으로 미국 유학을 단속해 학생 수가 줄었다는 시각도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미 대학에 학비와 인재를 공급하는 핵심 원천이던 중국 학생들이 미 유학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지식공유 온란인플랫폼 즈후(知乎)엔 입국심사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의 경험담들이 적지 않다. 학생들은 “변호사 연락처를 미리 준비하라” 등의 팁을 서로 공유하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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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학생 감소는 중국 정부가 의도한 결과란 해석도 나왔다. 중 유학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AP통신과 만나 “중국 교육당국은 최근 영어를 중요시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미국 내 사건사고를 과장하는 등 미국을 쇠퇴하는 국가로 묘사해 유학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최근 미 정부 지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됐던 중국 학생들 절반 이상이 유학 취소를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 중국 학생은 팬데믹 이전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중국 유학생은 2019년 해외 유학생의 34.6%(약 37만3000명)로 가장 많았으나, 2022년은 약 29만 명에 그쳤다.
양국의 정치적 냉전이 미래 협력의 교두보까지 무너뜨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WP는 “유학 등 학술적인 교류는 두 나라가 서로를 배우고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라며 “인력 교류가 줄어드는 건 장차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