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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호수되고, 산이 정원되고 [여행의 기분]

입력 | 2024-03-15 16:50:00



동아일보 뉴스레터 ‘여행의 기분’ 입니다.
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지 소식. 매주 만나보세요.


이번주 선별한 여행지1. 산이정원 (전남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664)
가평아침고요수목원에서 30년 간 정원총괄이사를 맡았던 이병철 대표가 올해 5월 해남에 새로운 정원을 엽니다. 남도에 문을 열 정원형 식물원 먼저 살펴보시죠.

2. 궁캉스를 아시나요 (서울 종로구 사직로 161)
궁궐에서 즐기는 바캉스, 궁캉스가 젊은 세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경복궁 수라간 시식공감 체험 프로그램’ 등이 인기라네요.

3.측백나무숲에서 명상 (대구 동구 도동 산180번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는 뭘까요? 바로 대구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숲입니다. 숲을 즐기는 방법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1. 산이 정원이 된다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40308/123871960/1

이제 새로운 명소를 여행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에 5월 초 문을 여는 산이정원이다. ‘산이 정원이 된다’는 뜻을 담은 정원형 식물원이다. 30여 년간 경기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을 일군 이병철 산이정원 대표(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부사장)가 새로운 경관을 만들고 있다. 2025년까지 조성할 52만3000㎡(약 16만 평) 중 16만5000㎡(약 5만 평)가 이번에 문을 연다.

산이정원은 보성그룹, 전남도, 전남개발공사 등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의 ‘솔라시도(태양을 뜻하는 solar와 바다를 뜻하는 sea의 합성어)’ 프로젝트 중 하나다. 솔라시도는 민간이 이끄는 국내 최대 규모 신(新)환경 스마트시티 사업이다. 산이정원은 이 도시의 상징이 될 예정이다.

미리 가본 산이정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바닷물이 호수가 된 물이정원이었다. 시냇물을 지나 백운동 원림에 들어서듯 호수를 건너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물이정원에는 어른들의 잃어버린 꿈과 아이들이 찾는 꿈을 동시에 담은 이영섭 작가의 ‘어린왕자’ 작품도 설치돼 있다.

산이정원은 정원이 어떻게 생태와 미래를 담아야 하는지 보여준다. 일년초로 화려한 꽃밭을 꾸미는 게 아니라 여러해살이 야생화와 수목으로 사계절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높은 곳에서 조망하면 나무들이 해남향교에서 문양을 딴 연꽃과 붉은 홍가시나무 형태를 이룬다. 사이프러스를 죽 심어 이탈리아 토스카나 정원을 연상시키는 드넓은 ‘하늘마루 정원’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2. 궁캉스를 아시나요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40311/123924122/1

몇 해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궁중체험 프로그램에선 궁궐의 내밀한 곳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치 왕이 된 듯 국악 공연을 즐기며 도슭(도시락의 옛말) 수라상을 맛보는 체험으로 발전했다. 경복궁 ‘별빛야행’의 경우 평시 공개되지 않는 ‘장고∼집옥재·팔우정∼건청궁∼향원정’에 이르는 경복궁 북측 권역을 전문해설사와 함께 야간 탐방하면서 고종의 이야기와 조선시대 후기 역사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야행 중 나오는 도시락은 왕과 왕비만 받을 수 있었던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찬합에 정갈하게 담아낸 것이다. 이 외에도 경복궁의 생과방, 수라간 시식공감, 경복궁에서의 가을나기, 창덕궁 달빛기행 등이 있다. 요새 이런 ‘궁캉스’(궁궐에서 즐기는 바캉스)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프로그램마다 매년 수십, 수백 대 1의 경쟁률 속에 마감된다. 이런 호응 속에 2023년 궁능관람객은 14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작년보다 28.5%가 증가했다.



3. 측백나무숲에서 명상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311/123923824/1


대구 동구는 천연기념물인 도동 측백나무숲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천년의 숲, 측백향 사업을 추진한다. 측백나무는 소나무처럼 침엽수에 속하지만 잎이 가늘거나 끝이 뾰족하지 않고 잎 표면이 둥그스름한 편이다. 주로 중국에서 많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동구 도동에 측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식물 및 유전학 연구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 1호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정된 천연기념물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구는 측백나무숲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다음 달부터 다양한 치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숲향 앤 명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숲 해설가가 동행하며 측백나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복합문화공간인 측백향 커뮤니티센터에서 차를 마시고 명상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자들에게는 측백나무 묘목을 화분에 옮겨 심은 선물도 준다. 음악과 체험이 어우러진 인문학 체험 프로그램인 ‘측백 와락 토크’도 준비했다. 측백나무숲 앞에서 음악 공연을 들으며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 토론에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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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