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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많이 더내고 많이 더받기’, ‘조금 더내고 그대로 받기’… 국민연금 개혁 2개案 압축

입력 | 2024-03-11 03:00:00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시민 대표 500명이 토론할 의제를 정하는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8~1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의제 숙의단 워크숍에선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 가지로 압축해 다음 달 공론화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제공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 가지로 압축해 국민 500명이 참여하는 공론화 토론에 넘기기로 했다. 압축된 안은 내는 돈(보험료율)을 소득의 9%에서 13%로 올리고 받는 돈(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는 ‘1안’과 내는 돈을 12%로 늘리고 받는 돈은 현행을 유지하는 ‘2안’이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는 8∼10일 연금 전문가 11인과 이해관계자 대표 36인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의제 숙의단 워크숍을 진행하고 연금개혁안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

연금특위는 시민 대표 500명을 선발해 다음 달 13∼21일 생방송으로 토론을 진행한 후 단일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그리고 5월 29일 21대 국회가 문을 닫기 전 연금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유지할 경우 2055년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된다. 하지만 1안을 택할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이 2062년으로 7년 미뤄지고, 2안을 택할 경우 2063년으로 8년 미뤄지게 된다. 전문가 사이에선 공론화 대상이 되는 두 안을 두고 “기존에 논의되던 방안에 비해 연금개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2개 연금안에… “고갈 7, 8년 늦출 뿐” “보험료 인상은 의미있어” 



연금개혁 2개안 압축
연금특위, 내달 공론화 토론회 개최
의무가입 60세→ 65세 상향도 논의
“21대 국회 종료전 본회의 통과 목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쌓여 있는 기금은 총 1035조8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낼 사람은 줄고 받을 사람은 늘면서 2055년에는 기금이 모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3대 개혁’ 중 하나로 연금 개혁을 추진해 왔다.



● 개혁 성공해도 고갈 시점 7, 8년 늦춰질 뿐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 당시만 해도 내는 보험료율은 소득의 3%인 반면 40년 가입 기준으로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소득대체율)은 70%나 됐다. 초반에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파격적 혜택을 제시한 것이다. 이후 두 차례 연금 개혁이 이뤄졌지만 보험료율은 1998년 9%로 오른 후 26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다.

현 정부는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와 개혁안을 논의했지만 지난해 10월 국회 연금특위에 넘긴 안은 24가지 시나리오가 병렬적으로 나열돼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연금특위의 의뢰를 받은 민간자문위원회는 ‘더 내고 더 받는(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안과 ‘더 내고 그대로 받는(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0%)’ 안을 제안했다.

8∼10일 워크숍에선 정부의 시나리오와 전문가 제안을 토대로 논의를 거쳐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인 1안과 ‘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인 2안으로 공론화 대상을 압축했다. 전문가 제안 중 보험료율은 더 높고, 소득대체율은 더 낮은 안의 경우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제외한 것이다.

하지만 둘 중 어느 안이 채택되더라도 기금 고갈 시점은 2062, 2063년으로 기존 대비 7, 8년 늦춰지는 수준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민간자문위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재정 안정화 방안(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0%)이 빠진 건 문제”라며 “지금 상태라면 둘 중 어느 안을 택해도 연금의 지속 가능성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윤 명예연구위원이 언급한 재정 안정화 방안을 택할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이 2071년으로 늦춰진다.

반면 워크숍에 참여한 한 연금특위 관계자는 “경영계는 당초 보험료율을 단 1% 올리는 것에도 반대했다”며 “주는 돈을 그대로 유지한 채 3%포인트라도 보험료율을 올리는 안이 도출된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기초연금 수급 대상 줄이는 방안 검토


워크숍에선 국민연금 의무 가입 연령을 현행 ‘만 60세 미만’에서 ‘만 65세 미만’으로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시민 대표 500명에게 의견을 묻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60∼64세의 경우 소득이 있어도 연금보험료를 낼 필요가 없었는데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연령대에 대해서도 납입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초연금 개혁 방안도 두 가지로 압축했다. 현재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 이하를 대상으로 월 33만4810원(올해 1인 가구 기준)을 준다. 워크숍에선 현행 수급 대상자 기준을 유지하면서 지급액을 소폭 늘리는 안과 수급 기준을 ‘소득 하위 50%’로 좁히면서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안을 공론화 대상으로 정했다.

연금특위는 다음 달 시민 대표 500명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고 국민연금 및 기초연금 개혁안을 논의해 단일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4차례 열리는 토론회는 지상파로 생중계된다. 이후 21대 국회가 끝나는 5월 29일 전에 단일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22대 국회로 넘어갈 경우 인상 시점이 늦어지면서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보험료를 더 많이 올려야 할 것”이라며 “(선거 후) 충분한 토론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21대 국회에서 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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