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스크린서 되살아난 ‘레게의 전설’ 밥 말리

입력 | 2024-03-07 03:00:00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13일 개봉
전성기 다뤄 북미 등 56개국서 흥행



영화 ‘밥 말리: 원 러브’에서 밥 말리가 그의 밴드와 함께 연주하며 미소짓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당신은 음악으로 부자가 되었나요?”(기자)

“부자라는 게 뭐죠? 은행 계좌에 돈이 많으면 부자인가요? 나에게 그런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에게 풍요로움이란 삶 그 자체입니다. 영원히요.”(밥 말리)

레게 음악계 전설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밥 말리(1945∼1981)의 생애를 담은 영화 ‘밥 말리: 원 러브’가 13일 개봉한다. 자메이카 출신의 음악가 밥 말리를 소재로 만든 첫 실사 영화다. 지난달 14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2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전 세계 56개국에서 박스오피스 수익 1억5000만 달러(약 2002억 원)를 달성했다.

영화는 밥 말리의 생애, 특히 그의 전성기에 집중했다. 1963년 밴드 ‘밥 말리&더 웨일러스’를 결성한 그는 앨범 ‘Catch a Fire’와 ‘Natty Dread’ 등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다. 자메이카 노동당과 인민국가당이 팽팽히 맞서며 극도로 분열돼 있던 상황에서 그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스마일 자메이카 콘서트’를 열었고, 사람들은 이에 열광한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던 와중에 괴한이 그의 집을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그와 가족들은 영국으로 도피한다. 하지만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 보내기를 멈출 수 없었던 그는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고향 자메이카로 돌아간다. 밥 말리는 1978년 ‘원 러브 피스 콘서트’를 열며 무대에서 양당 총재를 악수시키기에 이른다. 영화는 전설적인 가수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겪은 그의 두려움과 갈등, 그럼에도 평화를 위해 투신했던 그의 삶을 따라간다.

밥 말리의 아들이자 역시 레게 가수인 지기 말리와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했다. 피트는 오래전부터 밥 말리를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하나로 꼽아 왔다. 다만 먼저 개봉한 국가들에서 영화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밥 말리의 생애를 다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는 평가와 함께 “그의 위대한 삶에 비해 보잘것없다”는 혹평이 섞여 있다.

‘No Woman, No cry’ ‘Exodus’ 등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레게 리듬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흥겹게 다가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