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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슈퍼 화요일’ 경선 돌입… 트럼프 출마 자격 걸림돌 사라져

입력 | 2024-03-06 03:00:00

트럼프 ‘美의사당 난입 선동’ 혐의
“출마 자격, 연방의회만 결정 권한”
연방대법, 州대법 자격박탈 무효화
탄력받은 트럼프 “美를 위한 승리”… 일각 “당선돼도 의회인준 갈등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인근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연방대법원이 자신의 11월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무효화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자축했다. 팜비치=AP 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태를 선동한 혐의(내란 가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 11월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무효화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 미 16개 주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동시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대법원의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막는 주요 걸림돌이 제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슈퍼 화요일에도 압승을 이어가면서 빠르면 12일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공화당 대의원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트럼프 출마 걸림돌 없앤 대법원


연방대법원은 이날 판결문에서 “(내란 가담자의 공직 출마를 금지한) 헌법 14조 3항의 이행은 연방 의회의 권한”이라며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은 유지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내란에 가담한 공직자가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규정한 이 헌법 조항을 적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콜로라도주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연방대법원에 항소해 이번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연방 공직자의 출마 자격을 판단할 권한은 주 정부 혹은 주 법원이 아닌 연방 의회만 갖고 있다고 판결했다. 연방 공직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려면 연방 의회 차원의 입법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판결로 콜로라도주와 비슷한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한 메인주, 일리노이주의 판결 또한 무효화됐다.

이번 판결은 대법관 9명의 ‘전원일치(per curiam)’ 판결로 공개됐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또한 결과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는 의미다.

다만 진보 성향 대법관 3명,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직접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등 4명은 연방 공직자의 피선거권 제한 요건을 연방 의회의 법령으로만 규정할 수 있다는 판결은 지나치다는 소수의견도 제시했다. 대법원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데 핵심 근거가 된 내란 가담 혐의에 대해선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이 또 다른 정치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P통신은 “의회가 대선 후보 자격을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내년 1월 의회의 대선 개표 결과 인준은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요식 행위로 평가받았던 의회의 인준 때 패배한 측에서 대거 반대표를 던질 수 있고, 이로 인한 갈등과 반목이 불 보듯 뻔하다는 뜻이다.



● 반색한 트럼프, ‘슈퍼 화요일’도 압승 전망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반겼다. 이어 플로리다주 연설에서는 “(연방대법원이) 대통령들에게 전적으로 면책특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4건의 형사 기소에 대해서도 완전 면책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선 후보 확정에 성큼 다가섰다. 그는 같은 날 노스다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도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배정된 대의원은 총 2429명 중 약 35%인 854명. 이미 273명을 확보한 그가 5일 싹쓸이를 한 뒤 12일 조지아주를 비롯한 4개 주에서 161명의 대의원이 걸린 경선에서도 승리한다면 ‘매직 넘버’(대의원의 과반·1215명) 달성이 가능하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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