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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237만명 도박중독 추정…11세때 ‘돈내기 게임’ 첫 경험”

입력 | 2024-02-29 17:26:00

국민통합위,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위’ 출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방문석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2.29/뉴스1


정부가 국민 100명 중 5.5명이 도박중독으로 추정되는 등 도박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가동했다. 불법도박 감시·추적 체계를 고도화하고, 청소년과 군인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도박 중독 예방 커리큘럼 개발에 나선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29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박중독 치유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가진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미래 세대의 주역인 청소년 대상 불법 도박의 성행은 반드시 우리가 근절해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박중독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공동체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성가족부의 2023년 사이버 도박 진단조사에 따르면 돈내기 게임 최초 경험 연령은 11.3세로, 청소년 100명 중 3.3명은 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국민통합위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중학생이 아니라 이제 초등학생 때부터 불법 도박에 가담하는 일들이 있다고 한다”며 “한국은 200만 명 이상이 도박 중독이라 추정된다. 특히 요즘 문제는 도박에 물드는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청소년들도 쉽게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국 성인 인구 중 약 237만 명(전 국민의 5.5%)이 도박중독으로 추정될 만큼 도박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국민통합위는 진단했다. 특위는 적발과 사후 처벌에 더해 사전 예방에도 집중하기로 하고 △불법도박 감시 및 단속 △도박중독 예방 및 홍보 △도박중독 치유 및 재활 △도박중독 대응 거버넌스 구축 등 4가지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김 위원장은 “불법 도박을 적발하고 단속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도박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과 함께 도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이 건강한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적 낙인과 편견을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위에는 위원장인 방문석 서울대 의대 교수를 포함한 14명의 전문가, 치료와 재활로 도박중독을 극복한 경험자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불법도박 감시·추적 체계를 고도화하고, 청소년 및 군인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도박 중독 예방 방안을 마련한다. 방 위원장은 “불법도박 공급의 강력한 차단과 수요의 철저한 억제를 통해 불법도박을 근절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도 ‘청소년을 상대로 한 불법 도박은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악질 범죄’라며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며 “관계부처는 온라인 불법 도박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범정부 대응팀’을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