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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ing] 콜라보그라운드 "뷰티숍 특화 솔루션, 글로벌 시장으로 갑니다”

입력 | 2024-02-23 11:07:00


뷰티숍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미용실은 줄었지만 그외의 뷰티 관련 매장은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1인 매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 소규모 뷰티숍은 예약 일정이나 고객 관리에 온라인, 모바일 기기를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기존 살롱SW(뷰티숍 특화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대형 프랜차이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다 PC 전용 서비스여서 적지 않은 불편함이 있다.

콜라보그라운드는 소규모 뷰티숍을 위한 솔루션 ‘콜라보살롱’을 서비스하는 살롱SW 개발사다. 콜라보살롱은 모바일 기기에 특화한 것은 물론 여러 예약 서비스와의 연동, 자동 알림 발송, 고객 및 매출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덕분에 소규모 뷰티숍 운영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콜라보그라운드는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22년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철저한 시장조사와 뷰티숍 운영자 인터뷰 등을 통해 현지 특화 기능을 추가한 후 현재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을 시작으로 남미,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콜라보그라운드를 이끌고 있는 김치영 대표는 고객경험(CX)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고객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해외 지사 설립 후 서비스 출시까지 1년 이상 걸린 것이 이런 이유다.

현재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김치영 대표를 화상으로 만나 콜라보그라운드와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뉴욕 지사에서 근무 중인 김치영 콜라보그라운드 대표 / 출처=콜라보그라운드


전략적으로 선택한 창업 아이템

IT동아: 안녕하세요,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치영 대표: 반갑습니다. 콜라보그라운드 김치영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전공은 디자인이었는데 이후 7년간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 말 삼성전자에 입사해 UX 디자인을 담당했고, 이후 신사업 기획 파트에서 근무했습니다.

저는 여러 분야를 거치긴 했지만 ‘만든다’라는 큰 개념 안에서 움직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고 디자인을 하다 보니 제대로 만들고 싶어 개발에 손을 댔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기획까지 갔죠.

신사업 기획 업무를 할 당시 다양한 산업 분야를 조사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저는 미국에 있을 때 소프트웨어로 크게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접했습니다. 저도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2016년부터 준비해 2017년 콜라보그라운드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콜라보그라운드는 뷰티숍 관련 솔루션 개발사입니다. 이 분야의 창업 아이템을 찾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치영 대표: 창업을 준비하던 당시 산업 트렌드가 디지털 전환이었습니다. 저는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뷰티숍 솔루션의 경우 좀 전략적인 방법으로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당시 1인 창업자나 프리랜서가 늘어나던 시기였는데, 이들이 생산성 도구에 상당한 투자를 하더라고요. 특히 뷰티 시장의 경우 세계적으로 창업이나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었는데 기존의 IT 기업이 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 분야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죠. 저는 이런 부분이 스타트업의 기회 요인이라고 생각했고, 소규모 뷰티숍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수 있는 콜라보그라운드를 시작했습니다.

IT동아: 대표님 이력을 보면 뷰티 관련 분야는 안 보입니다.

김치영 대표: 맞습니다. 뷰티 관련 이력이 전혀 없어요. 하지만 자신은 있었습니다. 신사업 기획 업무를 할 때 새로운 산업 분야를 리서치하고 분석하는 노하우를 익혔거든요.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헬스케어 분야가 있었는데요. 제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었지만 해당 분야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뷰티 분야도 충분히 분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저희는 창업 전 6개월 이상 상수동, 홍익대학교 인근의 뷰티숍을 다니면서 시장 조사를 철저히 했습니다. 운영자들은 자기가 경험하는 국한된 정보만 갖고 있는데 저희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고 체계화할 수 있었어요. 글로벌 시장도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 최적화, 매니저톡, 매출 통계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콜라보살롱 / 출처=콜라보그라운드


소규모 뷰티숍을 위한 살롱SW ‘콜라보살롱’

IT동아: 그러면 이제 콜라보그라운드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사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치영 대표: 사명은 어떻게 보면 직관적입니다. 협력을 의미하는 영단어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과 지면, 장을 의미하는 ‘그라운드(Ground)’의 합성어로, 무엇인가를 함께 만들어내는 ‘협력의 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저희가 서비스하는 콜라보살롱도 마찬가지입니다. 뷰티샵 운영자는 보통 고객과 친구처럼 지내거든요.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뷰티 경험이나 생활을 나누는 관계에요. 그런 의미를 담고자 콜라보살롱이라고 지었습니다.

IT동아: 현재 살롱SW를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살롱SW는 무엇인가요?

김치영 대표: 살롱SW는 예약 솔루션을 기반으로 고객 관리(CRM), 전사적자원관리(ERP), 매출 관리 등을 추가해 뷰티숍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말합니다. 국내에는 개발사가 적은 편이지만, 미국 같은 경우 40~50년 된 기업이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는 분야입니다. 시장 규모도 큽니다. 유니콘급 회사가 있을 정도에요.

IT동아: 기존에도 살롱SW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콜라보그라운드의 서비스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김치영 대표: 국내의 경우 살롱SW는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제공하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객 예약 일정을 확인하고 직원에게 업무를 분배하는데 최적화한 구조이고, 대부분 PC 기반입니다.

저희가 서비스하는 콜라보살롱은 기존 살롱SW를 새로운 시장 트렌드에 맞춰 전반적인 CX를 개선한 솔루션입니다. 소규모 뷰티숍을 대상으로 운영자가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예약 등의 고객 관리, 매출 관리, 직원 관리, 비즈니스 통계 기능을 비롯해 선불권이나 횟수권, 그룹 문자 보내기, 포인트 제도 등 마케팅 관련 기능도 제공합니다.

콜라보살롱의 가장 큰 강점은 모바일 기기 최적화입니다. 소규모 매장의 경우 고객 커뮤니케이션이나 홍보에 SNS, 메신저 등 모바일 서비스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모바일에 최적화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죠. 물론 PC 버전도 함께 제공하고요.

다양한 예약 서비스와의 연동 기능도 제공합니다. 운영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예약 일정이 겹치지 않는 것이에요. 하지만 여러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관리하기가 어렵죠. 착오가 생길 수도 있고요. 저희는 네이버 예약, 카카오 등 주요 예약 서비스와 연동해 콜라보살롱에서 일괄적으로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어떤 서비스에서 몇 건의 예약이 들어왔는지도 분석할 수 있고요. 이 기능은 국내 살롱SW 중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 알림 서비스인 ‘매니저톡’도 지원합니다. 방문한 고객을 응대하다 보면 예약 고객에게 알림을 보내기가 어렵거든요. 시간에 맞춰 매번 챙기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희는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물론 모바일 기기로 세부 내용을 설정하고 전송 내용도 확인할 수 있어요. 고객 응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죠.

저희는 무료 플랜도 제공합니다. 소규모 뷰티숍 운영자가 쉽게 접근하도록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죠. 이후 고객이나 사업 규모가 늘어나거나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제한 없이 사용하려면 유료 플랜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콜라보그라운드는 CX의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출처=콜라보그라운드


IT동아: 콜라보살롱을 실제 사용하는 운영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김치영 대표: 사실 저희 서비스는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타사와의 차별점도 도드라지지 않고요. 실제로 얼마나 편리하고 효율적인지는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콜라보살롱을 사용하는 뷰티숍 운영자에게 사용한 경험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고, 그들의 생생한 경험과 사례를 통해 실제 콜라보살롱이 뷰티숍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영상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도 게재했고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매니저톡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고객 응대에 대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부분에서 반응이 좋습니다. 온라인 예약제를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었어요. 예약, 결제 등 전반적인 관리를 모바일로 쉽게 하니까 업무 외 소비되는 시간을 절약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하더라고요.

2월 기준 현재 누적 가입자는 4만 5000개 매장이고요. 특히 새로 생긴 뷰티숍이 많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브라질·미국 시장 타깃 “철저히 준비했다”

IT동아: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시는 것도 그런 이유인가요?

김치영 대표: 국내 뷰티숍 시장은 사실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창업 당시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22개 언어로 72개국에 마켓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당시 남미, 러시아, 대만, 인도,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트래픽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통해 해외에도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살롱SW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2021년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2022년에 미국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제가 직접 미국에 거주하면서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시장조사를 위한 팀을 꾸렸습니다. 현재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실제 사용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현지에 맞게 기능이나 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개발 막바지 단계로, 올해 브라질을 시작으로 남미, 미국 시장에서 콜라보살롱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한국, 미국, 브라질에서 글로벌 전략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콜라보그라운드 임직원 / 출처=콜라보그라운드


IT동아: 브라질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좀 특이합니다. 어떤 이유가 있나요?

김치영 대표: 한국의 뷰티숍은 2023년 기준 약 17만 개입니다. 그런데 브라질은 120만 개에요. 그외의 남미 지역은 180만 개, 미국은 120만 개입니다. 시장 규모에서부터 차이가 상당하죠.

그래서 저희는 브라질과 미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지금도 월 1000개 이상의 뷰티숍이 가입하고 있어요. 2020년 마켓 테스트 이후 이미 수만 개의 뷰티숍이 콜라보살롱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미국 시장은 히스패닉(중남미계 미국 이주민)을 타깃으로 잡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히스패닉이 전체 인구의 19% 정도 됩니다. 이들의 경제 규모는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이고 성장률도 가파릅니다.

저희는 이들 시장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어요. 현재 진행 중인 클로즈 베타 서비스도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론칭 이후에는 유료 플랜으로 전환하는 고객도 적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브라질에서 진행한 뷰티숍 운영자 인터뷰 현장 / 출처=콜라보그라운드


IT동아: 2022년에 미국 지사를 설립했는데 서비스 출시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김치영 대표: 뷰티숍의 경우 지역마다 운영 방식이나 고객 응대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런 부분은 기술적인 측면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가 뒷받침되어야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CX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스타트업은 고객이 느끼는 문제점을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고 그 대가로 성장하는 것이에요. 물론 고객이 느끼는 문제가 무엇인지 맞출 수 있다면 굳이 시장조사를 안 해도 되겠죠. 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고객을 계속 만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확인한 후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이것이 저희가 가진 한정적인 자원으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CX를 심도 있게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는 것이죠. 저는 이런 방식을 통해 저희 솔루션이 기존 살롱SW 대비 차별화된 기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서비스 출시 전에 지속적으로 고객을 만나고 피드백 받으면서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IT동아: 현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김치영 대표: 전문가와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관련 지원이 있었는데요. 특히 해외에서 스타트업을 실패했다가 다시 일어선 기업가와의 네트워크 기회가 유용했어요. 또한 미국 투자자와의 만남을 주선해 현지 상황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덕에 유용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콜라보그라운드 임원과 화상으로 회의하고 있는 김치영 대표/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콜라보그라운드의 향후 목표와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치영 대표: 2024년은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기대되는 한 해입니다. 지금껏 준비한 저희 솔루션을 보다 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시점이기 때문이죠. 저희 서비스 사용자가 가장 많은 브라질, 그리고 고부가가치 시장인 미국에서의 론칭이 성공적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예정입니다.

콜라보살롱도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는 소규모 뷰티숍에 집중했는데, 저희가 서비스를 이어가는 동안 저희 고객 중 일부는 중형 뷰티숍으로 성장했어요. 그러면서 저희에게 중형 뷰티숍을 위한 기능을 요구하더라고요. 중형 뷰티숍의 경우 직원 관리가 중요해요.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직원 관리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함으로써 직원이 쉽게 안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소규모 뷰티숍을 넘어 중형 뷰티숍까지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입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