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씨와 탱고. 경북대 제공
경북대는 23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시각장애 학우의 학업을 도운 안내견 탱고에게 명예졸업증을 수여한다. 탱고는 시각장애 학우 김경훈 씨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을 밟는 2년간 늘 동행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탱고는 명예졸업증을 받는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학부 시절에는 안내견 없이 학교를 다녔던 김 씨는 석사 졸업 후에도 탱고와 계속 지낼 계획이다. 탱고를 만나기 전에는 친구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다닌 김 씨는 탱고를 만나고 단독 보행을 하게 됐다. 4살이 된 탱고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 양성 기관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출신이다. 김 씨에게 탱고는 삶의 특별한 존재다.
“탱고와 만난 후 제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탱고라는 이름은 안내견 학교에서 지어준 이름이에요. 여인의 향기에서 시각장애 주인공이 ‘스텝이 엉키면 그것이 바로 탱고’라는 대사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세상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뜻으로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그 이름까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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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는 김 씨의 인생 스텝이 꼬이지 않도록 든든하게 곁에 있어줬다. 경북대 제공.
“단독보행으로 더 자유로워졌지만, 아이러니하게 탱고와 함께 갈 수 없는 곳도 많습니다. 장애인복지법이 있지만 아직까지 출입에 대한 제한이 상당 부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씨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일반대학원 석사 대표로 학위기를 받는다. 김 씨는 “장애학생들이 ‘학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점’만 취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지원과 교수님, 친구들의 배려로 학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었다.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신 많은 분들과 삼성, 그리고 안내견 탱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경북대 문헌정보학과를 2022년 2월 졸업한 김 씨는 그해 3월 같은 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휴학 없이 석사 과정을 마쳤다. 김 씨의 졸업 논문 주제는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키오스크사용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다. 그 외에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의 연구개발지원으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23 국민행복 정보기술(IT) 경진대회’에서는 예선에서 대구시장상, 본선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시각장애 학우 안내견에게 졸업증을 주는 건 국내 대학 최초일 것”이라며 “학칙도 바꾸고 나름 노력을 한 성과다. 대학 내 장애 학우들을 배려하는 평가시스템도 따로 마련해놓고 있고, 분기별로 총장이 학우들을 만나 좌담회를 통해 애로 사항 등도 듣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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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