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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8세 넘으면 치료율 뚝… ‘약시’ 치료 서둘러야

입력 | 2024-02-14 03:00:00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약시 치료를 위해 가림 패치를 붙이고 있는 어린이. 김안과병원 제공


대표적인 소아·청소년 안질환 중 하나인 약시는 나이가 들수록 치료 성공률이 떨어지며 약시가 치료되지 않고 남는 경우 추후 안경 또는 렌즈를 착용하거나 시력 교정술을 하더라도 교정시력이 더 호전될 수 없다. 따라서 시력 발달이 대부분 완성되는 만 7세 이전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시는 어릴 때 발달해야 할 시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한쪽 또는 양쪽 교정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사람의 시력은 태어났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발달해 만 7∼8세에 대부분 완성되게 된다. 시력 발달을 위해서는 사물을 선명하게 보는 시각 자극이 필요한데 근시, 난시, 원시 등 굴절 이상이나 사시, 안검하수 등이 있으면 시력 발달이 잘 이뤄지지 않게 되고 이를 약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잘 맞는 안경을 착용해도 양안 모두 교정시력이 나이에 따른 정상 발달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두 눈의 시력 차이가 시력표상 두 줄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약시라고 볼 수 있다.

약시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시력검사를 하지 않는다면 발견하기 어렵다. 한 눈 약시의 경우에는 시력이 좋은 다른 눈으로 보기 때문에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고 양안 약시인 경우에도 아이들이 표현하지 못하거나 어릴 때부터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익숙해 불편함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약시 발견을 위해서는 나이에 맞게 시력 발달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수적이다.

특히 약시의 조기 발견이 중요한 것은 치료 성공률이 치료 시작 나이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만 4세에 약시를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 성공률이 95%로 높지만 만 8세에는 23%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어릴 때 치료를 시작할수록 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늦어도 만 7세 이전에 치료받는 것이 좋으며 치료 시기를 놓쳐 약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 영구적인 시력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약시가 있더라도 성인이 돼 라식, 라섹 등 시력 교정술을 받으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약시는 안경, 렌즈 등으로 굴절이상을 교정한 이후에도 제 시력이 나오지 않으며 성인이 돼 시력 교정술을 하더라도 수술 전 안경 착용 시 나오는 교정시력 이상으로 호전되지는 않는다. 즉 약시로 안경 착용 후 교정시력이 0.5라면 라식수술을 해도 최대 시력은 0.5 이상 나오기 어렵다.

약시 치료는 안경과 가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시, 근시, 난시 등 굴절이상이 약시의 주원인이면 안경 착용으로 약시가 호전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어 안경 착용은 약시 치료의 기본이다. 그러나 안경 교정으로도 두 눈의 교정시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눈 약시의 경우에는 가림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가림 치료는 시력이 좋은 눈을 하루에 몇 시간 정도 가려서 시력이 약한 눈을 더 사용하게 만드는 원리다. 가림 패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약물치료를 가림 치료 대신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최다예 전문의는 “약시는 시력의 키가 자라지 않고 있는 상태로 영유아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안질환이다”라며 “약시는 뚜렷한 징후가 없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 성공률이 떨어지고 영구적인 시력 장애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만 7세 이전에 꼭 안과에 내원해 검진받는 것을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