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곳곳서 비슷한 시위 이어져
BBC 등에 따르면 31일 프랑스 파리 남부의 유럽 최대 규모 농산물 시장 ‘렁지스’를 봉쇄하려던 트랙터 시위대 100여 명이 체포됐다. 이와 별도로 약 1만 명의 농부가 프랑스 곳곳의 도로를 트랙터로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북동부 스트라스부르 등에서는 이들 농민의 어린 자녀까지 ‘미니 트랙터’를 몰고 나와 부모의 시위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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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지스 시장은 파리의 ‘식량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곳이 점거되면 요식업계의 식재료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 또 인근에 오를리 국제공항 또한 위치해 자칫 항공 대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식당들은 렁지스 시장 봉쇄에 대비해 평소의 2~3배 물량을 구입해 비축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EU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 소위 ‘그린 딜(green deal)’ 정책을 추진한 후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이 농업용 경유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EU 차원에서 경작지 최소 4% 휴경 의무화, 독성이 강한 살충제 사용 금지 등의 규제를 도입한 것도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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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 경작 비용이 급증한 상황에서 EU가 서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농작물과 가금류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등 세계 각국의 저가 농산물이 밀려드는 것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해외 저가 농산물의 범람으로 최근 유럽 주요국의 관련 상품 시장 가격은 큰 폭 하락했다. 소비자는 반기지만 농민들의 불만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농민 단체들은 “이런 사정을 반영해 국내산 농산물 가격을 올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